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건강을 지키는 슈퍼푸드에 대한 보도가 각종 매체에서 넘쳐나고 있다. 2011년 9월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가 표지 기사로 꼭 먹어야 될 음식 10가지를 선정하여 보도한 것을 비롯하여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타임지에 실린 10가지 음식 중에서 레드 와인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리고 브로콜리나 올리브 오일은 지금이야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과거에는 구입이 불가능했고 지금도 쉽게 구하지 못하는 나라도 많다.

한 동안 신토불이라는 말이 크게 유행했었다. 1989년 우루과이 라운드로 인해 농산물 수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우리 농산물을 지키자는 뜻으로 사용됐다. 우리 몸에는 우리 땅에서 난 먹거리가 좋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현지에서 수확한 신선한 재료가 신선도가 떨어진 수입산보다 나을 수 있다. 오랜 세월에 거쳐서 사용했던 식재료는 가장 이상적인 조리법을 알 수 있기에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지중해 식단처럼 특정 지역의 식사 방식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1975년부터 사용된 지중해 식단이란 용어는 가공되지 않은 곡물, 콩과 식물, 야채 및 과일에 초점을 맞추고 적당량의 생선, 유제품(치즈와 요구르트), 그리고 소량의 붉은 고기가 포함된 식사를 의미한다. 기름은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 이 식단은 심장병 및 조기사망 위험을 낮추며 비만인의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개념을 우리 음식에 적용하면 통밀 대신 현미를, 샐러드 대신 나물을 많이 먹고, 두부를 포함한 콩을 주로 섭취하면서 기름이 많은 삼겹살이나 꽃등심을 피하면 된다.



특히 포화지방산이 많은 버터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환경 호르몬으로 유명한 다이옥신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이며 일단 몸으로 들어오면 잘 배출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 좋아하는 디저트들은 기름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나중에 임신을 생각해야 하는 젊은 남자와 여자 모두 피하는 것이 좋다.

미국 여성의 유방에는 소에 비해 다이옥신이 500배나 높은 함량이라는 보고도 있고, 비록 오래 전 자료이지만 1997년 연세대 연구에 의하면 수도권 여성의 초유에 있는 다이옥신 양은 일본보다는 낮지만 미국, 캐나다, 독일보다는 높다는 보고도 있었다.

생선 역시 바다에 있는 수은과 같은 중금속을 섭취하게 되는데, 중금속은 일단 흡수되면 배출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작은 생선에 누적됐던 중금속은 이를 먹이로 하는 중간 크기의 생선에는 좀 더 농축이 된다. 참치처럼 큰 생선에는 훨씬 더 많은 중금속에 쌓이게 된다. 따라서 임산부는 가급적 큰 생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몸에 좋다고 특정 식품을 집중적으로 먹는 것도 문제가 된다. 각종 식품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들이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용성 비타민(B그룹, C)은 물에 녹기 때문에 대량 섭취하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K는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간에 축적되어 부작용을 유발한다.

비타민 A가 눈에 좋다고 하지만 부족할 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지, 많다고 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흔히 토코페롤이라고 부르는 비타민 E도 심하게 부족하면 임신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지만, 많아도 임신이 잘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비타민의 부족은 거의 없다.

귤 계통에 많은 칼륨(K) 이온은 부족하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유발하지만, 반대로 너무 많아도 역시 부정맥을 유발한다. 특히 신장이 기능을 못하는 중증 신장 환자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식사를 통해 적정 수준이 유지되므로 굳이 칼륨이 많은 음식을 찾을 필요는 없다.

결국 그 계절에 나는 다양하고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며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 위주로 먹는 게 좋다. 가능하면 유제품은 요쿠르트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비록 지중해 식단에 치즈가 있기는 하나, 유지방이 많은 치즈를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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