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금리 하락과 할인율 현실화 등 규제 강화에 200% 아래(경과조치 후 기준)로 떨어졌다. 롯데손해보험(119.9%), 푸본현대생명(145.5%), 캐롯손해보험(68.6%) 등 일부 보험사는 종전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당국은 자산부채관리(ALM)가 미흡한 곳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올해 1분기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은 197.9%로 전분기 말(206.7%) 대비 8.7%포인트(p) 하락했다. 생보사는 190.7%로 전분기 말 대비 12.7%p 감소했다. 손보사는 같은 기간 3.4%p 하락한 207.6%였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을 일시에 청구할 때 지급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은 130% 이상(종전 150% 이상), 보험업법에선 100% 이상을 권고한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보면 전 보험업권 비율은 184.2%로 전분기 말보다 7.1%p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172.2%, 손보사 200.9%로 각 10.5%p, 2.3%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여력비율이 악화한 건 가용자본이 소폭 늘어난 가운데 보장성 보험 등 보험금 청구 건이 크게 늘어나고 ALM 미스매칭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가용자본은 올 1분기 경과조치 후 기준 2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126조원으로 5조9000억원 늘었다.
금감원은 "금리 하락과 할인율 현실화에도 당기순이익과 자본증권 신규 발행 등으로 가용자본이 소폭 증가했다"면서도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따른 장해·질병위험액 3조원 가량 증가와 ALM 미스매칭 확대 등에 따른 금리위험액이 1조7000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라 저금리 기조 지속이 전망된다"며 "금리하락에 대비한 ALM 관리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어 철저히 감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