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30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외국인 매도와 중동 리스크 경계감 속에 상승폭을 반납하며 2950선에서 마감했다. 중동 리스크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치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는 차익실현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64포인트(0.12%) 상승한 2950.30에 거래를 마쳤다.
2959.93에서 장을 연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2998선까지 치솟았으나 오후들어 상승폭을 반납하고 2925선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장 마감 직전 낙폭을 줄이며 2950선을 사수, 2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단기 과열 부담에 코스피가 혼조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휴전과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의사를 타진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중동 갈등 완화 기대가 확산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촉구했고,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캐나다에서 급거 귀국하면서 중동 리스크 해소 기대감이 경계감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4060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2446억원, 기관은 1614억원을 덜어냈다. 지난 16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다. 외국인은 이틀간 5402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장중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된 종목은 두산에너빌리티로 나타났다. 하루 동안 약 2072억원 내다팔았고 SK하이닉스(586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18억원) 등도 덜어냈다. 반면 한화오션과 삼성전자는 각각 1734억원, 1076억원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한화오션이 7.85% 상승하며 급등세를 나타냈다. 기아(2.15%), 현대차(1.74%), SK하이닉스(0.40%) 등도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장중 4% 넘게 올라 기술적 저항선을 뚫고 52주 신고가(26만원)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다.
증권가에선 3000선 목전에서 대외 요인들로 관망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바탕으로 6월 들어 상승 랠리를 지속해 온 국내 증시는 3000선을 앞두고 대외 불안 요인들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동 상황을 주시하며 차익실현이 연장될 가능성이 존재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밸류에이션 부담, 금리 변수까지 맞물리면서 코스피가 3000선을 넘을 경우 차익실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추가 상승을 위해선 주주환원 확대나 정부 지출 증가 등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며 "섣불리 주식시장에 뛰어들기엔 늦은 감이 있는 만큼, 지금은 증거들을 기다리며 시장을 지켜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