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정부 인사에 매번 송곳 검증 낙마한 인사도 수두룩, 소수 야당 국힘 별러 민주, "한덕수 총리도 흠결있지만 통과시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표한 고위공직자 인선에서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첫 낙마 사례가 된 데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등도 과거 의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공세에도 정면돌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고 있으나, 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여야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회의 참석으로 캐나다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리 후보자의 채무·재산 등에 대한 야권의 의혹 제기에 "제가 본인(이 후보자)에게 물어봤는데, 본인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의혹에 불과하다고 한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 위원장에 대한 부동산 관련 논란에도 "이 위원장은 사실 공직자가 아니라 자원봉사를 하는 것인데, 그러나 이 역시 공직의 성격이 있으니 검증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본인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하니 설명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순차적으로 내각 인선을 발표해 왔다. 그런 가운데 오 전 민정수석이 차명 부동산·대출 의혹 등 논란이 터지면서 인사 발표 닷새만에 자진 사임을 선택하면서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답변은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임 윤석열 정권에서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국회의 인준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에서 인준받은 것은 과연 아무런 흠이 없어서, 완전무결해서인가"라며 "어마어마한 의혹을 받으면서도 제대로 해명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인준된 것은 정부가 처음 출범하면서 '협조해 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진석 신임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 한 총리 인준 당시에도 저희 야당에서 한 총리의 많은 문제들이 논란들이 있었지 않았나"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부의 발목을 잡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이런 대승적 결단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한편 민주당은 그간 거대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마다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윤석열 정권 초기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은 각종 논란에 휩싸인 뒤 낙마했다.
특히 지난해 22대 국회 출범부터는 주요 보직 인사청문회마다 여야의 갈등이 심각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주도해 이례적으로 나흘 간에 걸친 청문회를 진행했으며, 이후 취임 이틀만에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등 강도 높은 견제에 나선 바 있다. 박장범 KBS 사장에 대한 청문회도 사흘을 강행했다. 지난 대선 후보이기도 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는 하루 종일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던 끝에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청문회장을 퇴장하며 청문회가 파행되는 일도 있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해 연일 공세 수위를 높여가며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상적인 총리 청문일정인 이틀은 부족할 것 같다. 밝혀야 할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일정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 의원을 비롯한 인사청문특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에 대한 '10대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자는 거취를 스스로 정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