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큰폭 감소… 역대 다섯번째
내수시장서 친환경차 52% 돌파
美 제외 지역선 수출 크게 늘어

5월 수출 작년보다 1.3% 감소…4개월만 마이너스 전환 [연합뉴스]
5월 수출 작년보다 1.3% 감소…4개월만 마이너스 전환 [연합뉴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부과와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내수 시장에서는 친환경차가 처음으로 전체 판매의 절반을 넘어서며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앞질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동향'에 따르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5억16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7.1% 감소했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본격화한 전달과 비교해도 12.9% 줄었다. 이는 역대 다섯 번째로 큰 감소 폭이다. 앞서 2020년 5월에는 48.4%나 줄었으며, 2024년 1월(-30.8%), 2020년 9월(-28.7%), 2023년 11월(-27.7%)에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율을 기록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며 전체 실적을 뒷받침했다. 유럽연합(EU)은 8억3700만달러로 28.9% 증가했고, 기타 유럽은 5억1800만달러(30.9%), 아시아는 6억8300만달러(45.1%), 중남미는 3억800만달러(42.3%)로 각각 상승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미국 수출이 빠진 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보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남미 등 시장의 수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신 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자동차 총 수출액은 62억달러로, 4개월 연속 6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5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 감소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은 300억2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의 경우 16억63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차가 내수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52%를 기록하며 내연차 판매를 넘어섰다. 지난달 친환경차 내수 판매량은 7만351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하이브리드가 5만614대(31.4%), 전기차 2만1445대(60.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360대(115.9%)를 기록했다. 반면 수소차는 92대로, 전년보다 75.8% 급감했다. 이는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차급의 신차가 출시되면서 전기차 선택지가 확대되고, 전기차 수요도 '캐즘(Chasm)'이라 불리는 일시적 정체 구간을 지나며 하락세가 완만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5월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7만5184대로 1년 전보다 10.2%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는 4만8758대로 25% 늘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5360대로 0.3% 증가했다. 전기차는 2만1065대로 전년보다 11.7% 감소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줄어들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성장률이 역성장까지 했는데, 많이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차 효과와 규제 개선, 보조금 집행이 올해 빨리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가 현실화된 이후, '밀어내기 수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뚜렷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밀어내기를 해서 상당히 많은 물량이 미국에 먼저 들어가 관세 부과 전 가격을 동결했다"며 "밀어내기 차량으로 버티기를 했지만, 이제 끝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않으면, 현대기아차를 필두로 한국GM 등 미국 수출 비중이 84%에 달하는 기업들이 철수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그런 측면에서는 비상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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