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 유통업체인 HL홀딩스와 보험개발원이 손 잡고 소위 수입차의 '바가지 수리비'를 막을 디지털 전환 작업을 시작한다. 정비 등 일부 현장에서 수기 청구나 팩스로 주고 받는 등의 비효율적 절차를 개선해 업무 속도를 높이고 부품 단가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으로 보험금 심사 과정에서 차량 수리비에 포함되는 부품 가격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바가지 수리비'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L홀딩스와 보험개발원은 최근 수입차 부품 청구 전산화 협력을 맺었다.

이번 협력은 수입차 부품 유통 업체 중에서는 처음이다.

HL홀딩스는 HL그룹 모빌리티&물류서비스 전문기업으로, 2013년부터 수입차 부품 유통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렉서스 등 브랜드의 순정품과 애프터마켓 부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번 협업으로 양측은 HL홀딩스의 부품 청구 플랫폼과 보험개발원 AOS 시스템(자동차수리비 정보 중계 시스템)을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HL홀딩스는 자사가 보유한 수입차 부품 가격 정보를 보험개발원에 제공하고, 보험사들은 해당 정보를 손해사정 등 보험금 심사 과정에 활용해 보다 정확한 가격을 산정할 수 있다.

정비업체도 보험개발원의 AOS 시스템으로 가격 정보를 공유받을 수 있어 차량 수리비 견적을 신속하게 낼 수 있다. 기존 수기 청구와 팩스 전송 등으로 진행하던 비효율적 절차를 대체할 수 있어서다.

HL홀딩스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이미 높은 수준의 전산화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수입차 부품 청구는 아직 일부 현장에서 팩스 등 수기 청구 중심의 업무 관행이 남아 있어 개선 여지가 있다"며 "자사의 청구 플랫폼이 활성화되면 수리비 청구의 신속성과 투명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양측의 협업에 따라 수입차 대상 보험료 산정도 한층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도한 수리비는 부풀린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져 손해율 상승의 배경이 되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번 협업으로 수입차 부품 가격이 한층 투명해지게 돼 소비자들의 보험료로 정상화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자사의 AOS와 HL홀딩스의 시스템 연계를 통해 더 정확한 부품정보 확인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AOS 시스템 연계 협업을 시작으로 주요 부품 유통사와의 관계를 넓혀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HL홀딩스와는 추후 품질인증부품을 비롯한 애프터마켓 부품의 보험수리 적용 확대를 위한 제도적·실무적 협력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품질인증부품은 완성차 제조사의 순정 부품(OEM부품)과 성능, 품질이 동등하거나 유사한 수준임을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심사해 인증한 부품을 말한다.

HL홀딩스는 이번 AOS시스템 연계 협업과 현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부품 조달, 품목 운영, 재고 관리 시스템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L홀딩스의 수입차 부품 유통사업 부문은 작년 기준 7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엄격한 품질 관리와 선진화된 전산 시스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보험사들과도 부품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HL홀딩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 유통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만족'으로 응답한 비율은 2021년 48%에서 2023년 60%로 개선됐다. 또 수입차 부품 유통 사업과 관련한 협력사 수는 2021년 47곳에서 2023년 79곳으로 68.1%, 같은 기간 협력사들로부터의 구매 금액은 417억원에서 669억원으로 60.4%로 각각 늘어 상생 범위도 확장하고 있다.

장우진·임성원기자 jwj17@dt.co.kr



HL홀딩스 세종물류센터 전경. HL홀딩스 제공
HL홀딩스 세종물류센터 전경. HL홀딩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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