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24명·이란 250명 사망… 국민들 "전쟁 계속" 적의 팽배 美 전문가 "이, 최종목표는 핵프로그램 파괴·이란 정권 제거"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나흘째에 접어든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주요 도시 곳곳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지금까지 2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 중부 텔아비브 인근 페타티크바와 브네이브락, 북부 하이파 등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총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나흘간 이스라엘 부상자는 총 592명에 달한다.
이란도 피해가 커지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란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의 지휘센터를 공습했다. 이란 보건부 대변인 발표에 따르면 16일 오전 현재 사상자는 1500명 내외, 사망자는 약 2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사회는 자칫 양국의 공습전이 민간인을 포함한 살상전으로 치달을까 우려하고 있다. 양국 국민들의 상대국에 대한 적의(敵意)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선 설사 미사일 폭격을 당한다 해도 이란과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도 무기력하게 공격당한 데 대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내부 불만이 팽배한 한편,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80%에 이른다. 특히 이란 내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을 보복공격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이란은 이번 교전 이후 처음으로 낮에 공습했다. 특히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을 교란하는 새로운 공격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텔레그램을 통해 "조금 전에 이스라엘군은 이란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을 확인했다"며 이스라엘 방공망이 미사일을 격추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은 이날 예루살렘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작동한 것이 목격됐으며, 커다란 폭발음도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에서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 직후 곳곳에서 화재가 목격됐으며, 항구 인근의 발전소도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은 하이파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에서는 인파가 많이 몰리는 하카르멜 시장 인근이 공격받았다.또 미국 대사관 분관과 불과 수백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호텔의 창문이 날아갔고 주거용 건물 여러 채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엑스(X)를 통해 이란의 공습으로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분관 건물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다.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은 2018년 예루살렘으로 이전됐고 텔아비브에는 분관이 남아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이 자국의 민간인을 공격한 데 대해 테헤란 주민들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엑스를 통해 "현재 이란 중부의 지대지 미사일 기지를 타격 중"이라고 밝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 의도는 없다면서도 자국이 핵에너지를 연구할 권리는 있다고 재차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도,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자국민들에게 이스라엘에 맞서 단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의 최종 목표는 핵프로그램 파괴와 함께 이란 정권의 제거라는 미국 전문가의 해석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정권 제거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루이스 소장은 겉으로 보기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표는 이란군 지도부와 미사일 보복 능력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이스라엘 드론 공격을 받은 이란 사우스파르스 유전의 정제공장. 이란 국영 IRIB 방송 제공. A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폐허를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