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토류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이 늦었긴 하지만 희토류 자급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국 수출입은행(EXIM)이 그린란드에서 희토류 광산을 개발하는 사업에 1억2000만 달러(약 1600억원)의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수출입은행은 지난 12일 그린란드 남부 탄브리즈(Tanbreez) 광산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미국 광산기업 크리티컬 메탈스에 대출 관련 의향서(LOI)를 발송했다. 의향서에는 크리티컬 메탈스가 15년 상환 조건으로 미 수출입은행에 1억2000만 달러의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초기 요건을 갖췄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출입은행의 대출 제안은 그린란드를 매입해 미국에 편입함으로써 막대한 그린란드 자원을 이용하길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도 맞아떨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미 대선 승리 이후 덴마크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병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논란을 빚었다. 막대한 양의 에너지와 광물이 묻혀 있는 그린란드와 인근 해역은 북극권에 위치한 까닭에 최근까지 개발이 지지부진했으나, 지구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경제적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미 수출입은행의 이번 제안은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대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희토류 매장지 중 하나인 탄브리즈 광상(鑛床)을 개발하는 사업에는 총 2억9000만 달러(약 3940억원)가 들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티컬 메탈스는 이르면 2026년 광산 문을 열고 연간 8만5000t 상당의 희토류 정광(精鑛)을 생산할 계획이다.
토니 세이지 크리티컬 메탈스 최고경영자(CEO)는 "(미 수출입은행의) 자금제공 패키지는 우리 사업과 주주들에게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크리티컬 메탈스는 탄브리즈에서 생산한 희토류 정광을 미국으로 가져와 가공할 계획이었는데, 미 수출입은행의 대출이 성사된다면 관련 시설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희토류는 홑원소로 분리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까닭에 전력 공급 등 기반시설이 충실히 갖춰진 국가가 아니면 정광을 캐내도 정제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미 수출입은행이 크리티컬 메탈스에 대한 대출을 최종 승인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이뤄지는 첫 해외 광산 사업 투자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첨단기술제품과 첨단무기 생산 등에 쓰이는 희토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4월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 각국이 확보하려는 핵심 전략물자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한편, 크리티컬 메탈스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기 전 이끌던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가 10번째로 큰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이지 CEO는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러트닉 장관과 직접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다면서도, 캔터 피츠제럴드의 투자가 자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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