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3선·경북 김천)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3파전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결선 투표에 가지 않고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에 맞설 제1야당의 원내 사령탑으로 협상력과 투쟁력을 발휘해야 한다. 동시에 내홍이 극심한 당을 화합하고 혁신의 기반을 다져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새 원내대표에 누가 뽑히더라도 '가시밭길'은 예정돼 있었던 셈이다.

당장 바깥으로 마주한 현안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 교체 등이다. 여기에 상법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국민의힘이 그간 반대해 온 쟁점 법안과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더불어민주당의 대규모 입법 드라이브에 맞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107석이기에 의석수로는 별다른 힘을 쓸 수가 없다. 보수 진영 개혁신당의 3석과 연대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선인 120석에 못 미친다.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마저 기대할 수 없는 악조건 속에서 송 신임 원내대표는 여론전을 활용하면서도 물밑에서 대화와 타협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최근 임명 절차가 완료된 이른바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의 칼날이 당내로 향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안으로는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당을 재건해야 하는 일이 급선무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6·3 조기 대선 정국을 거치면서 사분오열을 거듭했다. 정권을 내준 뒤에도 당의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해 왔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출마 선언을 하며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파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색채가 옅을 뿐 윤석열 캠프 정책조정본부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범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로 인해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지역·계파 대리전이 되는 것 아니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TK(대구·경북) 출신인 송 신임 원내대표와 달리 경쟁 후보로 나선 김성원 의원이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친한(친한동훈)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 여부를 가늠할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일단 송 신임 원내대표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당대회를 조속히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이날 투표에 앞서 진행한 정견 발표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을 포함해 변화와 쇄신의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며 "쇄신의 구체적인 절차와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의 총의를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의 안정적인 리더십 구축을 위해 당원과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부가 신속히 출범해야 한다"며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약속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과 합당한 책임 부과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의 5대 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옛 친윤계를 비롯한 구주류를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당분간 의견을 수렴·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송 신임 원내대표 역시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나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에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 왔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이 5대 개혁안과 관련해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은 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원 투표 후 발생할 수 있는 분열이나 갈등이 있을 수 있기에 그런 문제가 없는지 짚어보도록 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대신 "혁신위 인선 기준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당과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겠나"라면서 "특정 계파나 정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이들은 이번 인선에서는 가급적 2차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송 신임 원내대표에게로 공이 넘어 간 김 위원장의 임기는 추가 연장 없이 오는 30일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의 임기는 스스로도 오는 30일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고 임기 연장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비대위 체제를 연장해야 할 경우에는 "이헌승 전국위원회 의장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송언석(왼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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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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