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1700원을 넘어섰다. 아직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급등한 국제유가가 원가에 반영되지도 않은 만큼 당분간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일 대비 리터당 9.83원 오른 1706.35원이다.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도 전일 대비 2.51원 상승한 1632.78원으로 집계됐지만 서울이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도 오르고 있다. 전국 평균 가격은 2.81원 오른 1495.37원, 서울은 9.31원 증가한 1584.68원을 기록했다.

이번 가격 상승은 지난달 있었던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 협상 지연, 캐나다 산불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 등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는 휘발유 등의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10시 26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96% 오른 배럴당 73.68달러에,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64% 상승한 배럴당 74.87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3% 급등하며 배럴당 78.50달러까지 치솟았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확전 여부 등에 따라 원유시장이 추가로 출렁일 수 있다.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 측의 휴전 요구를 거부한 데다 이란도 맞대응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세계 원유 물류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협이 실제로 차단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최소 1~2주는 국내 주유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국제유가가 더 오른다면 국내 기름값의 상승 폭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연합뉴스.
1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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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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