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시설과 군 수뇌부에 큰 타격을 입힌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 작전은 세계 최강 수준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지 군사적 폭격이 아닌, 수년간 축적된 작전 계획과 공작이 숨겨져 있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미 이란 국경 내, 심지어 수도 테헤란 인근에 숨겨져 있던 이스라엘의 드론 등이 작전 개시 신호와 함께 가동해 사전에 정해진 목표물을 일제히 타격했다. 이 작전에 당한 이란 측 관계자도 일부 공격이 자국 내에서 시작된 사실을 인정했다.
공격은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첫 단계는 '요인 암살'이었다. 이란군 '결정권자'들이 제거 대상이었다. 모사드는 이란군 수뇌부 인사들의 자택은 어디인지, 벙커 등 방호시설은 어디에 있는지 등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이미 파악 중인 장소에 제거 대상들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작전을 단행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IRGC 대공방어부대 하탐알안비야의 골람알리 라시드 중앙사령관 등이 사망했다. 상당수는 자택 침실에서 최후를 맞았다. 아파트 내부에서 드론이 터진 경우도 있었다. 모하마드 테헤란치, 페레이둔 압바시 등 이란 핵과학자도 최소 6명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작전은 암살에만 그치지 않았다. 모사드는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도 깊숙이 개입했다. 모사드 특공대는 이란 내부에 정밀 유도무기를 밀반입했고, 이 무기들은 작전 당일, 이란군의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공격하는 데 쓰였다.
또한 모사드는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에 미리 자폭드론 기지도 구축해 테헤란 인근의 지대지미사일 발사대를 정확히 파괴했다. 밀반입한 드론으로 러시아의 핵심 군사자산을 공격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과 유사한 방식이다.
놀라운 것은 모사드가 이례적으로 이번 작전 영상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드론이 이란의 미사일 기지를 향해 별다른 저항 없이 돌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CNN은 "통상 비밀리에 움직이는 모사드가 스스로 작전 수행 내용을 드러낸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모사드를 이란 내에서 '천하무적 존재'로 각인시키기 위한 심리전의 일환이다"고 분석했다.
모사드는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정보기관이다. 태생부터 방어가 아닌 공격을 위한 조직으로 설계됐다. 특히 모사드는 창설 이래 현지인을 포섭하거나 반체제 세력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전략에 능하다. 이번 작전도 내부 정보를 제공한 인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즉, 이란 군부와 정부 내에 밀정이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작전의 성공은 이란 내부 깊숙이 뿌리를 내린 모사드의 밀정 네트워크와 용의주도한 작전 기획 덕분이었다. 결국 전쟁의 승부는 '총'보다 '정보'가 먼저라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한 셈이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