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철새, 오리와 닭 등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겨울에도 고병원성 AI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맞춤형 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총 43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1년 전(19건)보다 2.3배 늘어난 수준이다.
환경부는 고병원성 AI 발생이 증가한 이유로 바이러스(H5N1) 최초 발생 시기가 한 달 이상 빨라진 점을 꼽았다. 또, AI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가 1년 전보다 국내에 더 많이 도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일본·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AI 발생 건수 증가, 당국의 예찰 활동 건수가 전년 대비 10% 늘어난 점 등이 꼽혔다.
정부는 올 겨울에도 고병원성 AI가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겨울철새 이동 경로와 도래 시기에 맞춰 방역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야생조류 예찰 기간을 올해 9월부터 내년 4월까지로 1개월 연장하고, 예찰 지점도 92곳에서 102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겨울철새 동시 총조사 횟수도 연 8회에서 10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부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함께 야생조류 AI 발생과 확산을 예측하는 시·공간 예측 모델링 기법을 개발해 올 하반기부터 방역 예찰에 활용할 계획이다. 감염이 의심되는 개체를 격리해 분석할 수 있는 이동식 음압형 케이지와 계류·격리 모듈도 시범 운영한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조류인플루엔자(AI)는 야생조류뿐만 아니라 오리, 닭 등 가금류 가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유관기관 간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올 겨울에도 예찰 고도화와 국내외 협력을 통해 고병원성 AI의 국내 유입을 선제적으로 차단해 인수공통감염병을 예방하고 농가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