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 지분 확보 이어
넥슨 인수 시도설까지
SM엔터 지분도 지난달 매입

넥슨의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넥슨 제공
넥슨의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넥슨 제공


중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 텐센트가 한국 대표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 인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텐센트가 헌국 지식재산(IP) 기반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홀딩스가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한 넥슨 지분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넥슨 지주회사인 NXC 측은 보도 내용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텐센트는 이보다 앞서 김정주 회장 생전인 지난 2019년에도 넥슨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주 회장 유족이자 현 넥슨 그룹 총수인 유정현 이사 측이 지난해 상속세 납부 문제를 모두 해결한 만큼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텐센트는 몇몇 한국 대형 게임사 지분 투자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2대 주주로 '한 리버 인베스트먼트' 명의로 올 1분기 말 기준 넷마블 지분 17.52%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 본사의 사업 담당자도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넷마블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독주 시대를 끝내고 넥슨과 함께 'NK' 2강으로 떠오른 크래프톤도 텐센트가 2대 주주다.

텐센트는 크래프톤 지분 13.86%를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데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14.89%)과의 지분율은 약 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텐센트는 크래프톤과 '배틀그라운드'의 모바일 버전을 공동 개발했고, 중국 시장을 비롯해 한국·일본·인도 등을 제외한 글로벌 버전 서비스 판권까지 갖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시프트업 역시 텐센트가 2대 주주로 지분 35.03%를 가지고 있다. 텐센트는 시프트업의 핵심 캐시카우인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퍼블리셔로, 한국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 매출까지 시프트업과 나눠 가진다.

텐센트는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3.9%를 보유하고 있다.

텐센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도 크다. 지난달 27일에는 하이브가 보유했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전량에 해당하는 221만2237주(9.38%)를 약 1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텐센트와의 거래 없이 성장한 국내 대형 게임사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자금 조달과 중국 판로를 고려하면 오히려 앞다퉈 텐센트 투자를 받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올해 초 텐센트를 '중국군 지원기업' 목록에 포함하면서 텐센트 의존도를 높여온 한국 게임업계에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국내 게임업체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게임 수출 시장 다변화, 투자 생태계 활성화 방안 등을 실효성 있게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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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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