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두 모이는 자리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 경제 6단체장도 자리를 함께 한다. 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만남이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재계 수장들과 머리를 맞댄다는 것은 시의적절한 행보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같이 사진 찍고 덕담을 나누는 데 그친다면 이번 회동은 단발성 이벤트에 불과할 것이다. 진정성 있는 대화가 오가야 이번 회동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민생경제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만남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진정성 있는 '쌍방향 소통'이라 할 수 있다. 듣고자 하는 이야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고, 때로는 불편한 목소리까지도 경청하는 태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회동은 상법 개정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앞두고 열리는 것이기에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상법 개정은 주주권 강화 등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를 위한 취지이지만, 재계는 경영권 불안과 투자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경청의 자세를 보이느냐에 따라 앞으로 민관 관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만남은 단순한 보여주기식 만남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경제 대통령'을 자처해 왔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비전과 포부도 제시했다. 이제는 그 말이 실제 정책과 실행으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이번 재계 간담회는 그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들은 대통령이 경제인들과 마주 앉아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태도로 소통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이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대화하고,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이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어낼 것이다. 아무쪼록 정권 초기에 마련된 이번 회동에서 진정한 소통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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