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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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사진)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저항의 리더'로 떠오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그의 정치적 입지를 확 바꿔놓았습니다. 그가 여세를 몰아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뉴섬 주지사는 한 달 전만 해도 정치 무대에서 퇴장하는 분위기였지요.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마지막 임기인 3 연임에 성공했지만,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뉴섬 주지사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습니다.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출전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고,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을 초청하는 등의 행보가 당내에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LA 에서 발생한 시위가 그의 정치적 입지를 변화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투입했습니다. 뉴섬 주지사가 법적인 대응 방침을 밝히며 반발하자 트럼프 진영은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진영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뉴섬 주지사를 반(反)트럼프 운동의 지도자와 같은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전날 뉴섬 주지사의 TV 연설도 이 같은 정치적 분위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평가입니다. 시위와 군 투입 등 혼란을 겪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이라기보다는 대선 출마 선언과 같은 느낌을 줬다는 것이죠.

성조기와 캘리포니아주의 깃발 앞에 선 그는 "지금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저항을 이끌 인물은 자신이라고 암시했습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뉴섬 주지사의 TV 연설에 대해 "2028년 대선 출정식을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은 뉴섬 주지사사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 구도를 통해 차별화된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했다면서 그가 민주당 내 차기 대선 후보로 확실히 부상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다지 격렬하지 않은 시위에 군을 투입함으로써 뉴섬에게 대통령이 될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뉴섬 주지사의 예비 대권 행보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입니다. 앞으로 수주일간 LA 시위 사태의 전개 방향과 백악관의 결정이 그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전략가를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대통령의 도발적인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시위대에 자제를 요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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