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음극재 시장의 94%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중국산 음극재에 700% 이상의고율 관세를 예고하면서 한국 음극재 기업들에겐 시장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사용된 음극재 총 적재량은 약 36만17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증가했다. 음극재는 양극재와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수명과 충전 속도, 에너지 밀도를 좌우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 기업인 샨산(ShanShan)과 BTR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이들은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셀 제조사에 납품하면서 폭넓은 고객 기반을 갖추고 있다.

3위도 중국업체인 샹타이(Shangtai)로 3만7700톤을 출하하며 전년 대비 65.1% 성장했다. 4위와 5위인 중국 카이진(Kaijin)과 시니줌(Shinzoom) 역시 각각 2만5000톤 이상을 출하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하는 등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올해 1분기 기준 법인 국적별 점유율도 중국계 기업들이 전체의 약 94.2%를 점유하며 독보적인 시장 우위를 유지했다. 이들 기업은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력 향상을 통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으며, 전기차 수요 증가에 발맞춰 실리콘 복합 음극재(Si-Anode)의 채택도 확대하면서 배터리사와의 협력 관계도 강화하는 추세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포스코퓨처엠과 대주전자재료를 중심으로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아직 3.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2.6%에 그치며 낮은 시장 존재감을 보였다. 히타치와 미쓰시비 등은 기존 고객 기반에 의존한 보수적인 사업 운영 기조를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했다.

중국에 편중된 글로벌 음극재 공급망는 최근 미중 간 관세 갈등이 심화되면서 리스크가 커지고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음극재에 대해 700% 이상의 고율 상계 관세를 부과하기로 예비 결정을 하면서 중국에 집중된 음극재 공급망에 대한 구조적 재편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전반에는 중국 외 국가로의 원재료의 다변화와 지역 간 생산 분산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콘계 음극재나 바이오 기반 소재처럼 기술 대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은 북미 내 생산기지 확대와 고에너지밀도,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타개하기 위해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 글로벌 전략 제휴, 적극적인 설비 투자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글로벌 음극재 공급사별 성장률. SNE리서치 제공.
글로벌 음극재 공급사별 성장률. SNE리서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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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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