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민정수석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증폭되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여당과 가까운 언론과 인사들로부터도 사퇴 소리가 나온다. 오 수석의 비리 의혹이 발단이다. 비리를 저지른 인사가 고위 공직자 인사를 검증하고 비리를 감시하며, 사정기관을 감독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오 수석은 사법연수원 18기로 대검 중수부 2과장, 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구지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검찰 특수통 인사다. 추진력과 온화한 인품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은 인선을 발표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일각과 친여 성향 언론에서 개혁 대상인 검찰 출신에 민정수석직을 맡길 수 있느냐는 반발이 나왔으며, 이어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오 수석의 부인이 2005년께 오 수석의 친구에게 경기도 화성 소재 토지와 건물을 팔았으나, 사실은 친구가 돌려주기로 각서를 쓴 '부동산 명의신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이면 부동산실명법을 어긴 것이다. 또 2012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오 수석이 이 부동산을 재산공개 대상에서 누락해 오다가 검사 퇴직 후 소송을 통해 되찾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는 공직자윤리법에도 저촉된다. 국민의힘은 "오 수석이 부장검사이던 시절 지인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0억원대 차명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민정수석은 공직자 비리를 감시하고 검찰·경찰과 국세청·감사원 등 사정기관을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워낙 막강한 자리인 탓에 역대 정권에서 민정수석직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민정수석은 처가가 경기 화성의 땅을 차명으로 보유한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문재인 정부 조국 민정수석실에선 대통령 사위 취업 특혜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이 불거졌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 민정수석직을 폐지했다가 취임 3년차 부활시켰다. 이재명 정부에서 민정수석은 법무부에서 맡아온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업무도 넘겨받았다. 대통령실은 11일 오 수석 관련 논란에 대해 "일부 부적절한 처신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본인이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잘 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사 검증과 사정을 거머쥔 막중한 자리에 비리가 있는 인사를 앉히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오 수석은 갓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자진 사퇴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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