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5년 5월 고용동향 취업자 13개월만에 20만 증가 청년층은 고용률 0.7%p 하락
'일하는 노인' 700만 시대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고령층(60세 이상) 취업자가 처음으로 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질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30대와 60세 이상에서 증가하며 전체 고용 증가 흐름을 이어갔지만, 청년층의 부진은 여전했다. 취업자는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20만명 이상 증가했으나,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한파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5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704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7만명 증가했다. 이는 고령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고령층 취업자가 처음으로 7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30대 취업자 수도 55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만2000명 늘어났다. 반면 20대(-12만4000명), 50대(-6만8000명), 40대(-3만9000명) 등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5만명 줄었고, 고용률도 0.7%포인트(p) 하락했다. 청년층의 고용 어려움은 지속됐지만, 감소폭은 전월보다 다소 축소됐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역사상 인구가 가장 많았던 세대가 60대로 진입을 했다"면서 "60대 이상 베이비부머 세대가 일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통계"라며고 설명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91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만5000명(0.8%) 증가했다. 취업자 수가 2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4월(26만1000명) 이후 처음이며, 증가 폭 역시 그 이후 가장 컸다.
취업자는 지난해 12월 일자리 사업 일시 종료 등 영향으로 5만2000명 감소했다가 지난 1월 13만5000명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후 2월(13만6000명), 3월(19만3000명), 4월(19만4000명) 모두 1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에 대한 기자효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트렌드인 보건복지업, 전문과학, 금융보험업의 증가로 취업자 수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한파는 계속됐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6만7000명 줄며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했고, 건설업은 경기 불황의 여파로 10만6000명 하락했다. 건설업은 1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이다. 다만 두 업종 모두 전월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
5월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6만7000명 감소해 2021년 11월(-8만6000명)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도매·소매업은 1만8000명 증가하며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역시 증가하면서 각각 23만3000명, 11만7000명 등 취업자가 늘었다.
고용률(15세 이상)은 63.8%로 1년 전보다 0.3%p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70.5%로 0.5%p 올랐다. 다만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0.7%p 하락해 46.2%에 그쳤다. 실업자는 85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2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0.2%p 낮아진 2.8%를 기록했다. 반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5만6000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취업자 증가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인구 구조뿐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청년층의 고용 부진 배경에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일자리가 재편되면서 선호하는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데 따른 구조적인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