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 "같은 얘기 반복" vs 金 "중지 모아야"
비대위, 후보교체 시도 당무감사 착수

국민의힘이 11일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 교체 시도와 관련한 당무감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지도부가 당시 경선 과정을 거쳐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로 교체하려고 했던 사안에 관한 당무감사 개시를 결정했다.

앞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당 개혁 방안 중 하나로 '대선 후보 교체 진상 규명과 합당한 책임 부과'를 제시한 바 있다. 당무감사위는 12일부터 후보 교체 과정에 관여한 비대위원들을 상대로 면담에 나설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도 당시 비대위원이었던 만큼 면담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면담 조사가 예정돼 있다"며 "저부터 당무감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선 경선 당시 후보 교체 파동이 정당 해산 사유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강요죄로 반민주 행위이고 정당 해산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너희들은 정계 강제 퇴출된다"고 했다.

그러나 후보 교체 파동과 함께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도 국회가 정당법 개정안을 처리해 주권자의 요구와 법률적 절차에 따라 해산에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판국에도 국민의힘은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는 평가다.

당 투톱인 김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개혁안과 차기 지도 체제 등을 논의할 의원총회 개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 의총을 열고 당 개혁안 추진 여부, 차기 지도체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권 원내대표는 돌연 취소 사실을 알렸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공지를 내고 "오후 2시에 예정이었던 의총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연기와 관련해 오전 당 차원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한 만큼 이에 대한 당의 대응과 메시지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의총 취소는 김 위원장과 협의하지 않고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의총은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재적 의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 또는 최고위원회의 요청이 있을 때 원내대표가 소집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의 취소 여부는 원내 지도부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고 모든 의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수는 없는 만큼 그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또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단을 선출할 예정인데 현재 논의 중인 안건들은 의결로서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퇴임하는 원내 지도부보다는 신임 지도부가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전 협의도 없이 의총이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의총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적었다. 이어 "전당대회 개최 시기 및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 과제별 의총 개최를 요청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이 반발하면서 내홍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총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동의해 줄 것을 거듭 호소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추진하는 것은 두 차례에 걸친 탄핵으로 인해 보수정당이 심각한 갈등과 깊은 원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는 보수에게 공존과 통합은 없으며 대립을 창조의 에너지로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의원은 "비대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 의원들의 중지를 모으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며 "의총은 당내 갈등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개혁을 위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시간으로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열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파기환송심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