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는 11일 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초등학교 늘봄학교 수업 프로그램과의 관계, 온라인 여론조작 의혹 등에 대해 교육부를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실시했다.

이날 현안질의에는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교육부 장관이 출석 대상이었으나, 그는 본인이 사의를 밝혔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이유로 국회 출석 의무를 회피했다"며 "국회가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리박스쿨을 통해 채용된 늘봄학교 강사가 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리박스쿨이 체결한 수업이 역사와 상관없는 과학·예술 분야 수업이라고 반박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리박스쿨이 체험학습 강사들을 대상으로 벌인 교육 영상을 공개하고 "리박스쿨의 극우적 사관은 단순히 학생들뿐만 아니라 늘봄학교 강사 양성을 매개로 성인들을 대상으로도 이중 침투했다"며 "교육부는 리박스쿨의 역사 교육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백승아 의원도 "리박스쿨은 뉴라이트식 역사관을 기초로 친일 미화, 독립운동 폄훼를 비롯해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박정희·이승만 찬양 노래 교육까지 시도했다"며 "확보한 영상을 보면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학교에 들어가서 아이들과 역사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는 등 학교 안에서 그릇된 역사교육이 이뤄진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특히 백 의원은 손 대표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점에 대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의 친분 등을 추궁했다. 질의에 출석한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개인적으로 모른다"며 "2기 자문위가 출범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확대하는 중에 각 분야별 전문가 추천을 받았는데 손 대표가 그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반면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늘봄학교에서) 진행한 수업은 '두근두근 신나는 실험과학'과 '오감으로 느끼는 그림책'인데, 이들 수업에서 역사관을 가르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또한 리박스쿨의 댓글공작에 대해서는 "선거에 영향을 줬는지 따져야 하는 문제는 교육부보다 행안부에 물어야 하는 사항"이라며 행정안전위원회와의 연석 상임위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댓글 공작 부분에 대해 국민의 의구심이 더 클 것 같으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댓글 공작 전문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출석해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청취해 보자"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문정복 민주당 의원이 "댓글의 원조 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 사건 아니냐"며 "이명박 전 대통령 부르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부르고 그렇게 한 번 해보자"고 맞받아치면서 회의 분위기가 격앙됐다. 이같은 갈등에 김영호 교육위원장이 "도를 넘지는 말아달라"고 중재하기도 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11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 교육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 교육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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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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