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지오센트릭이 울산 파라자일렌(PX) 공장의 2호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여년 전 회사의 대표 '효자' 제품이었던 PX의 입지가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도전에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1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이달 초부터 울산 제2 PX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SK지오센트릭의 제2 PX 설비는 연간 약 40만톤 규모로 SK지오센트릭 전체 PX 생산능력(133만톤)의 약 30.1%에 해당한다.

이번 가동중단은 이번 가동중단은 통상적인 정기보수 일정이 아닌 상황에서 이뤄진 셧다운 조치다. PX의 원료이자 제품인 MX(혼합자일렌) 판매가 수익성이 더 높은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PX 공장 가동률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PX 평균 스프레드는 지난 2018년 톤당 430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에는 톤당 200달러까지 떨어졌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는 "PX 2기는 운영 최적화를 위한 일시 정지로 하반기 PX 시황이 반등하는 상황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가동률을 낮춘 것"이라며 "가동률을 조정하고 임시 운휴 하는 것은 일반적인 석화공장에서 사용하는 운영 방법"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부터 정기 보수에 들어간 울산 PX공장 1기가 이달 중으로 재가동에 들어가면 이와 연계해 PX 2기도 재가동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와 중국발 누적된 공급 과잉, 정유사들의 휘발유 마진 약세에 따른 생산 확대는 변수다.

PX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SK지오센트릭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끈 '효자 품목'으로 불렸다. 페트의 주요 원료로 SK지오센트릭이 생산하는 단일 품목 중 매출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의 자급률 상승 등으로 PX의 매출 비중은 2023년 25.2%에서 2024년 23.41%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20.7%까지 떨어졌다. 방향족 제품인 PX는 국내 생산량의 약 80%가 중국으로 수출되는데 PX와 올레핀 계열 시장 전반의 침체가 맞물리면서 SK지오센트릭은 올해 1분기 2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SK그룹의 석유화학 사업을 이끄는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업황에 따른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추형욱 대표와 장용호 총괄사장 체제로 경영진을 재편했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한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 역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재무 구조 개선 등에 힘쓰고 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 전경. SK지오센트릭 제공.
SK지오센트릭 울산공장 전경. SK지오센트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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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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