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약 30분간의 통화에서 시 주석은 "한중은 떨어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을 목표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함께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중국은 모든 면에서 중요한 파트너"라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통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가자"고 화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는 11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하면서 보다 긴밀한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으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 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9일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각각 통화를 했다. 미국과는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고, 일본과는 미래지향적 협력의지를 나눴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경제·외교 지형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들인 미·일·중 정상들과 모두 통화하며 외교의 균형을 갖췄다. 세 나라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외교의 축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북핵 문제 등 복합적 외교 과제를 고려하면 이번 연쇄 정상 통화는 단순한 취임 인사 차원을 넘어 실용 외교의 시동으로 볼 수 있다. 이념보다 국익을 앞세운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외 정세를 고려한 이 대통령의 유연한 접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용 외교란 말 그대로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융통성 있게 움직이되, 원칙은 분명히 하는 것이다. 세계 질서가 급변하는 지금, 한국은 모든 측면에서 실용적 접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상 통화는 분명히 의미있는 출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결과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이 대통령은 정상 통화를 실용 외교의 디딤돌로 삼아 구체적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다. 국익을 지키되 원칙을 잃지 않고, 실리를 취하되 자존은 버리지 않는 외교를 통해 실익을 쌓아야 한다. 이제 디딤돌은 놓였다. 중요한 것은 그 디딤돌 위에 튼튼한 외교 건축물을 세우는 일이다. 성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디딤돌은 아무 의미 없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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