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혁신 못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
비대위원장 사퇴 놓고 친윤-친한 대립
민주는 입법속도 내는데 국힘은 전열도 못갖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주재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수습 논의의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탄생하며 여야는 공수를 교대했지만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은 제 역할은 커녕 차기 지도부 구성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뼈를 깎는 각오의 변화와 쇄신'을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재준·김소희·김재섭 의원과 함께 수십여명의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6·3 대선 패배 원인이 정부의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한 국민의힘에 있다고 반성하며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고 그 충격과 실망을 국민들은 표로써 심판했다. 그 책임에서 우리 당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도 예상조차 하지 못한 수준의 혁신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며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위원장의 임기와 그가 제안한 혁신안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다섯 시간 가까이 의원총회를 열고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파동에 관한 당무감사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자진 사퇴할 생각이 없고 9월 초 전당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는 이에 반대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와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다시 의총을 열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전날 파행 여파와 김 위원장의 일정 등을 감안해 개의를 미뤘다.

국민의힘이 지도부 개편과 쇄신 방향을 두고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3년 만에 거대 여당 자리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입법 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내홍에 허덕이며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 국민의힘은 적절한 견제·감시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시간이 지나며 감정싸움도 격화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열린 6·10 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개혁안을 얘기했는데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제게 '배후가 누구냐', '한동훈 전 대표하고 상의했냐', '김문수 전 대선 후보의 의중이냐'고 묻는다"라며 "심지어 어떤 의원은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선 후보 지령을 받는 것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께 정말 면목이 없다"며 "대선에서 참패했고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반성하고 개혁해나갈지에 대해 총의를 모아야지 개혁안을 갖고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인지 해석만 한다면 당에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의 내홍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16일 이후에야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투톱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비대위원장 추천권은 원내대표가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로 새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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