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체하는, 대체 못하는 노동

김관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요즘 우리는 점점 더 자주 묻는다.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이 더 똑똑해지고,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질문이다. 책은 응답한다. 기술이 바꾸고 있는 노동의 현장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AI와 인간이 '공존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탐색한다.

AI는 노동의 영역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작가·배우 조합의 파업, 국내 콜센터 노동자들의 집단 해고는 이를 실감케 한다. 특히 단순 반복 업무뿐 아니라 고소득 전문직까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는 노동의 미래에 대한 기존 예측을 완전히 뒤엎는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책은 AI 도입 이후 노동 현장에서 어떤 직업이 사라졌고, 어떤 직무가 변화했는지 등을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추적하면서 기술 발전이 노동에 미치는 파장을 면밀히 짚어낸다.

책의 미덕은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거나 배격하지 않고, AI와 인간의 관계를 보다 균형 있게 바라본다는 점이다. 기술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외면하지 않고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노동의 양적 변화뿐 아니라, 감정·윤리·책임 같은 비정량적 요소에서 인간 노동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강조한다. 노동자의 권익과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를 통해 노동 현장에서 과학기술과 인권을 융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한다.



책은 AI 시대 인간이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좋은 노동'의 조건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기술의 진보 앞에서 인간 노동이 얼마나 유연하게, 또 얼마나 단단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다움을 지키려는 노동자와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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