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병력들이 로스앤젤레스의 에드워드 R. 로이벌 연방청사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방위군 병력들이 로스앤젤레스의 에드워드 R. 로이벌 연방청사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에 주방위군을 전격 투입하면서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은 "주방위군 투입은 권력 남용"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습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권한의 충돌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미국 헌정 질서의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주지사협회(DGA)는 8일(현지시간) 22명의 민주당 소속 주지사 명의로 낸 공동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주방위군을 시위 대응에 투입한 것은 걱정스러운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주지사들은 자기 주방위군의 군 통수권자"라며 "연방 정부가 주지사와 협의나 협력 없이 주방위군을 주의 경계 안에서 가동하는 것은 무효이며, 법적·정치적으로도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시사한 해병대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현지 법 집행기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군의 역할을 왜곡시키고 대중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주지사들은 "연방 정부의 개입이나 위협과 무관하게 각 주가 자체적으로 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LA 당국은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능력이 있다"며 군 철수를 주장했지요.

주방위군은 평상시 각 주지사의 지휘를 받지만, 내란 등 법률에 명시된 특별한 상황에서는 연방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진보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근거로 불법 이민자 단속에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방위군의 지휘권을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넘기고, LA 시위 진압을 위해 병력을 투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연방 차원에서 주방위군을 동원한 것은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민권운동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해 앨라배마주에 연방군을 보낸 이후 처음입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가 비록 내란은 아니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군대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고 앞으로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LA 지역에 내란법을 발동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 "그것은 내란의 발생 여부에 달려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내란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그냥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자들과 대화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선 "국토안보부, 국방부, 법무부 장관에 LA를 이민자 침공으로부터 해방하고 이민자 시위를 끝내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며, LA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LA 주요 지역 3곳에 주방위군 총 300명이 배치돼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군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LA로 보낸 주방위군이 시위대를 어느 정도로 상대할지에 대한 교전 수칙이 불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NYT는 주방위군이 시위 지역의 연방정부 자산과 인력을 보호하라는 임무를 받았고, 파견 직전에 교전 수칙을 안내받았지만, 국방부가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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