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카드 다시 부상… 李 정부 통상라인 점검할 듯 산업부 “국익 중심 협상 이어갈 것” 전문가 "3차로 결론 못 낼 듯… 4차 협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갖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오는 중순께 한미 관세 협상 3차 기술협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7월 8일 '줄라이 패키지(July Package)' 시한 이전에 협상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이 다음 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관세 이슈를 정면으로 다룰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3차 기술협의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열리는 한미 간 공식 협상이라는 점을 들어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도출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협상은 4차 기술협의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통상 관계자들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들이 조기 등판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전 정부 실무진과 함께 협상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관세 3차 기술협의를 앞두고 실무진이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무역 협상 중인 모든 국가에 지난 4일까지 '최상의 제안을 제출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조기 대선 등 국내 정치 일정을 이유로, 미국 측에 제안서 제출 시한을 일주일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차 기술협의는 단순한 협의를 넘어, 본격적인 관세 협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급 협의와 1·2차 기술협의에서 다룬 내용을 토대로, 후속 단계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도 국익의 관점에서 최선의 협상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3차 기술협의에 '이재명표' 통상 전문가들이 조기 등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이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알려진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통상 라인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김 전 본부장은 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보좌관으로 활동하며 미국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통상 협상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김 전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한미 FTA 틀에서 움직이려고 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비관세 무역장벽 등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만큼, 소고기나 구글 지도, 조선업 협력 등을 활용해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비관세 무역 장벽 등 복잡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4차 기술협의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운 관세 협상가들이 3차에서 협상을 이끌어야 하므로 4차 협상까지 이뤄진 뒤, 줄라이 패키지 시점에 맞춰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 대통령은 캐나다의 초청으로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G7에 참석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도 처음 대면하게 된다. 다자회의 일정 속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관세 협상에 대한 양국 정상 간 메시지가 직접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양국의 첫 만남이고 시간도 짧기 때문에,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측은 무역 적자 심화 등을 충분히 이야기 하고, 한국은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기여하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이 한국에 요구한 사항들이 비관세 장벽을 중심으로 꽤 많은 것 같다"면서 "3차 기술협의부터는 그동안의 협의에서 본격적인 협상으로 무게추가 조금씩 옮겨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