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중심부서 시위대와 진압군 대치 중 101번 고속도로 한때 점거, 전쟁터 방불 트럼프 "필요하다면 투입군 더 늘릴 것" 시위 대하는 시각, 공화-민주 뚜렷한 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뉴저지주의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하는 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마크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모리스타운(美뉴저지주)AP=연합뉴스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폭력화 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더 강력히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통상 주지사의 지시를 따르는 주방위군의 통제권을 국방부 장관에게 부여하고 주방위군 2000명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지역으로 보내 정부 기능과 자산을 보호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 방위군을 투입한 것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시위를 진압하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01번 고속도로 점거한 LA 시위대. AP 연합뉴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LA 지역에 내란 법을 발동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 "그건 내란의 발생 여부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란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는 그들이 그냥 넘어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군대를 민간 정부의 법 집행에 동원해서는 안 되지만, 내란법은 내란 등 법에 명시된 특정 조건에 한해 대통령에게 군대를 국내에서 동원할 권한을 부여한다.
자율주행차 부수는 시위대. EPA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을 근거로 불법 이민자 단속에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막상 군이 투입되자 개빈 뉴섬 주지사는 엑스(X)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배치는 불법이며 주 자치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면서 주방위군 철수를 공식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폭력적이고 반란을 일으키는 무리가 우리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막으려고 우리 연방 요원들에게 몰려가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안보부, 국방부, 법무부 장관에게 "LA를 이민자 침공으로부터 해방하고 이민자 시위를 끝내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며, LA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방위군을 투입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LA 인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한 해병대가 LA에 파견된 주방위군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해병대 파견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지 지켜 볼 것이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군 당국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불법 이민자 체포·추방에 반발해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투입된 주 방위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섬광탄이 연이어 발사했고,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이 시위진압용 비살상탄에 맞아 쓰러지는 일까지 발생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8일(현지시간) CNN방송,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 수천 명이 이날 LA 시내 중심가의 연방정부 청사 단지에 위치한 구금센터 인근에서 주 방위군 등으로 구성된 당국 요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구금센터는 최근 체포된 불법 이민자 상당수가 현재 수감 중인 곳이다.
시위대는 한때 현지의 주요 도로인 101번 고속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점거된 도로 진입이 한때 차단됐었다. 점거 지역이 다른 주요 도로와 합류하는 분기점 인근인 탓에 LA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벌어졌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이런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진압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최루탄, 고무탄, 후추탄 등을 연이어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당국은 해가 진 뒤 시위대의 폭력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LA에서 발생한 과거 유사한 상황에서 밤 시간대에 더욱 거친 폭력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CNN에 "힘든 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