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 철의 날 기념행사서 강조 "산학연관 R&D 파트너십 강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집중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 제공
장인화 한국철강협회장(포스코그룹 회장)
장인화 한국철강협회장(포스코그룹 회장)이 제26회 철의 날을 맞아 "업계가 직면한 도전을 기회로 바꾸기 위해 철강인들의 단합과 기술 혁신, 친환경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철강협회는 9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철강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6회 철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생산된 것을 기념하고 철강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날로, 2000년부터 기념식이 진행돼 왔다.
이날 행사에선 유공자 32명과 철강상 수상자 5명에 대한 시상식과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 행사가 진행됐다. 은탑산업훈장은 고부가·친환경 컬러강판 개발 및 수출 확대에 기여한 박상훈 동국씨엠 대표이사, 동탑산업훈장은 자동차용 도금강판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공정 기술 개발에 기여한 손병근 포스코 명장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날 장 회장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내외 귀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수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한국 철강산업이 세계 6위의 조강 생산국으로 성장하며 국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산업에 고품질 철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공급 과잉, 그리고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하며 철강산업이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제57기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제공
장 회장은 철강업계가 세 가지 방향에서 새로운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우선 "업계 간의 단합뿐 아니라 수요업계와 정부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고,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지속되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산·학·연·관의 R&D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원천 기술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해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 번째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과 저탄소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에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끝으로 "지금은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시대이지만,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한국철강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계기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왔던 과거의 지혜를 되새기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자고 독려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지속되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수출 장벽 등 철강산업이 처한 지금의 어려움은 비단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들다"며 "정부에서도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신속하고 본격적인 지원을 비롯해 높아지는 통상장벽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요를 견인할 수 있는 제도적 고민 등을 통해 철강산업이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이 지난 4일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전격 인상하며 국내 철강업계는 심각한 생존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25% 관세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인상은 국가 제조업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의 물량 공세와 국내 내수 침체가 겹치며 이른바 '삼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산업도 위기를 겪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 수출 감소로 인해 이차전지 소재 산업의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철강과 이차전지, 두 산업의 양축이 동시에 흔들리며 국가 기간산업 전반이 구조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감산과 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사업부 매각과 같은 전방위 자구책을 단행하며 생존을 위한 강력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