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시위를 진압하고자 주방위군 2000명 투입을 명령한 가운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곪도록 방치된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LA에서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압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및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LA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30㎞ 떨어진 패러마운트 지역의 히스패닉계 이민자 거주 지역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이민 당국 요원들과 충돌했다.

전날 LA 시내에서는 ICE의 대대적인 단속 작전이 벌어져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대거 체포돼 끌려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에 반발한 시위대가 차량과 건물을 스프레이 페인트로 훼손하는 일이 연일 터졌다. 일부 시위대는 연방 정부 요원들을 향해 물건을 던져 요원이 섬광탄으로 대응하는 일도 잇따랐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주 이 지역에서 불법 이민자 등 약 120명을 체포했다고 NYT는 전했다.

토머스 호먼 트럼프 행정부 국경 차르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주 정부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면서 "우리는 이미 이 게임에서 앞서나가고 있으며 이미 (군인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시위가 지속될 경우 연방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캘리포니아 개빈 뉴스컴(뉴섬 주지사를 비하하는 표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자기 일을 할 수 없다면 그땐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를,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작성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는 즉각적으로 LA에서의 연방사법기관의 법 집행을 돕기위해 주방위군을 동원하고 있으며, 폭력이 계속된다면 캠프 펜들턴의 현역 해병대원들도 함께 동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주방위군 투입 명령을 두고 일각에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방위군 병력 통제권은 대부분의 경우 주지사들이 갖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의 권한을 우회한 것이다. 일부 시위가 무질서하게 진행되긴 했지만, LA 당국은 연방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 소속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즉각적으로 비난하면서 "그 조치는 선동을 의도하는 것으로,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뿐"이라며 "이것은 잘못된 정책이며 공공의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없이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더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UC버클리대 로스쿨 학장 어윈 체머린스키는 "연방 정부가 주지사의 요청도 없이 캘리포니아주 방위군을 장악해 시위를 진압하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라며 "정부가 국내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7일(현지시간) LA에서 이어진 이민 단속 반대 시위 현장.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LA에서 이어진 이민 단속 반대 시위 현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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