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뱅킹·소액 해외 송금 등 금융 사각지대서 활로 찾아
STO 법제화 이후 빠른 시장 진입 위해 전방위적 준비 진행

박민수 핑거 부회장이 본사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핑거]
박민수 핑거 부회장이 본사에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핑거]


박민수 핑거 부회장

스마트폰으로 송금하고, 클릭 한 번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시대. 앱은 내 신용정보를 분석해 소비 습관을 진단하고, 사업장은 ERP 하나로 회계부터 인사까지 해결한다. 이처럼 디지털 금융 일상이 당연해진 배경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핀테크 기업 '핑거'가 있다.

박민수(60·사진) 핑거 부회장은 쌍용정보통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처음 IT 업계에 발을 들였다. 지금의 '종목토론방'의 시초인 팍스넷에서 개발 이사를 역임하며 금융 IT 솔루션 개발과 프로젝트 리딩 경험을 쌓았다. 팍스넷을 통해 이전엔 없던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생겼고, 주식 투자자들의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다. 증권사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과 결합해 증권사 지점 창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주식매매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대를 연 것이다.

박 부회장은 더 넓은 세상을 봤다. 증권시장을 넘어서 은행, 카드, 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재테크 방식과 IT를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모바일 환경으로 접근하되 은행이 쉽사리 도전하지 않았던 스마트뱅킹, 소액 해외 송금 등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부분에서 활로를 찾았고 현재 신한은행 'SOL',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NH농협은행의 'one 뱅킹' 등 주요 금융사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농협은행의 모바일 신분증 구축사업에서 모바일 신분증 개발을 착수했고, 신한은행의 음식주문중계 서비스 '땡겨요'가 한국은행의 CBDC 활용성 테스트에 참여하면서 관련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 또 토큰증권(STO) 발행 사업에서는 광동제약과 식음료 기반의 STO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술품, 한우 투자계약증권이나 부동산 신탁수익증권을 토큰증권으로 떠올리는데, 박 부회장은 식음료 투자계약증권에 주목했다. 부동산이나 미술품은 가치의 등락이 존재하고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매각이 되지 않을 시엔 투자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 반면 한우와 같이 식음료는 투자 기간이 비교적 명확하고 안정적인 청산이 가능하다.

핀테크에서 식음료 토큰증권으로 사업을 확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IT에서 시작해 금융사와 협업을 진행하며 정부 주도 하에 크라우드 펀딩, 해외 송금, 소액 투자 등의 금융 IT솔루션을 해낸 게 핑거였다. 박 부회장은 여기서 나아가 기업을 매개로 하는 주식의 발행과 매매, 실물 거래시장에 주목했다.

"시장 전체의 규모나 확산 파급 효과를 보면 지금 유가증권보다 STO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은 단지 시작 단계이고 저희가 뛰어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STO가 갖춰야할 기술적인 기반과 요소를 이미 핑거는 경험했고, 갖고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관련한 플랫폼 기획 경험이 있어 STO는 참여할 수밖에 없는 필수적인 시장이죠."

다만 STO 관련 법제화가 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핑거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식음료 투자계약증권은 발행만 가능하고 2차 거래는 불가능하다.

핑거는 STO 법제화 이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 사업 경험, 금융권 협업, 기술·제도 대응 등 전방위적인 준비를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법제화가 되면 수요자들은 '이것도 토큰증권이 되지 않을까?'하면서 뛰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우리가 움직이는 게 아니라 수요자들이 직접 제안을 하면서 다양한 요구들이 있을 거라고 봐요. 핑거가 수요자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IT인프라, 인적 체계 프로세스 구성과 운영을 할 수 있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법제화가 늦어지고는 있지만, 시기를 기다리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거죠."

핑거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STO와 더불어 기후테크 분야로도 뻗어나갈 예정이다. 디지털 금융 기술과 ESG 전략을 결합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온실가스 감축 및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기후영역에서 국가영역인 국가감축사업과 민간영역인 자발적 감축사업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국가감축사업에서는 탄소 배출권을, 자발적 감축사업에서는 탄소크레딧에 기초한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그간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기려 노력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 지연 등의 문제로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금융기관과 새로운 투자들을 진행 중이고 사업이 확대되고 있죠. 올해는 목표 달성이 가능해 보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얼마나 더 멀리 가느냐겠죠.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 더 멀리 나아가는 핑거가 되겠습니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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