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랄 망, 매실 매, 그칠 지, 목마를 갈. 매실을 바라보며 갈증을 해소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도 심리적인 만족을 얻거나, 기대감을 통해 어려움을 참아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같은 뜻을 담은 사자성어로 매림지갈(梅林之渴), 망매해갈(望梅解渴) 등이 있다.
중국 삼국시대 조조(曹操)와 관련된 일화에서 유래했다. 조조가 어느 해 여름 군사들을 이끌고 전투에 나섰다. 날씨는 찌는 듯이 무더웠다. 행군 도중 물까지 떨어져 병사들은 탈진 직전이었다. 이때 조조는 임기응변의 지혜를 발휘했다. 그는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금만 더 가면 매실 숲이 있다. 탐스럽고 맛 좋은 매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 말을 들은 병사들의 입 안에 침이 돌았다. 힘을 내어 행군을 계속할 수 있었다.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매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다시 움직일 수 있었다.
'망매지갈'은 실제로 매실이 없어도, 그 말만으로 사람을 움직이게 한 이야기다. 이 고사가 지금 대한민국 대선 정국에서 다시 소환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앞다투어 달콤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유권자의 갈증은 그 말 한마디에 잠시 해소되지만 '매실'은 숲에 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권을 잡은 후에는 "재정이 어렵다", "기존 정부의 책임이다",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라면서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된다.
우리는 매 선거마다 말에 속아왔다. 그러나 책임이 온전히 정치인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실의 환상에 기대는 유권자의 태도에도 책임이 있다. 공약을 말하는 사람의 진심, 그것이 실현 가능한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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