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21대 대선 경선 탈락 후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박근혜(전 대통령) 탄핵 땐 용케 살아남았지만 이번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옛 친정을 성토했다.
홍 전 시장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 예측이 틀리길 바라지만"이라면서도 국민의힘 대선 패배를 전제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간 단일화 불발에도 "내탓 하지 마라. 이준석 탓도 하지마라. 그건 '니들'이 잘못 선택한 탓"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시장은 "한사람(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준석)은 터무니 없는 모략으로 쫓아냈고, 또한사람은 시기와 질투로 두번의 사기경선으로 밀어냈다"며 "공당(公黨)이 어찌 그런 짓을 할수 있나. 다 니들의 자업자득"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계 주류를 책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두번 탄핵당한 당일지라도 살아날 기회가 있었는데 니들의 사욕으로 그것조차 망친 거다. 누굴 탓하지 말고 다가올 'ICE AGE'(빙하기)에 대비해라"고 쏘아붙였다. 홍 전 시장은 2017년 첫 대통령 파면으로 치른 19대 조기대선에 후보로 나선 뒤 '24%대 득표로 당을 재건했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당내에선 비판이 나왔다. 대표적 친박(親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구 달성군에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대선 사전투표에 참여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홍 전 시장이 우리 당에 험담하는 기사를 읽었다"며 "저주와 악담은 다 되돌려받는다"고 비판했다.그는 "원래 은퇴하면 말이 없는 법인데"라며 홍 전 시장의 정계은퇴 선언 번복을 상기시킨 뒤 "무슨 미련이 남아 험담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홍 전 시장 희망처럼 당이 무너지지 않을테니, 상관도 없는 남의 당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하와이에서 그냥 우아하게 푹 쉬시라"고 꼬집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지난 5월10일 미국 하와이로 출국을 앞둔 홍준표 전 대구광역시장이 인천국제공항 귀빈실로 배웅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제21대 대선후보를 만나고 있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에서 탈락한 뒤 탈당과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태였다.<연합뉴스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