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첨단산업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반도체 등 첨단산업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발표 후 만 10년 된 '중국제조 2025'의 후속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 등 향후 10년간 집중 투자할 국가산업 전략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 배경에는 전기차와 조선 등 일부 제조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신소재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선진국의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를 국산화하지 못해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처지다.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중국 지도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은 대만 TSMC와 함께 세계 반도체 시장의 양축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력에서 한국보다 몇 년 뒤처져 있다. 하지만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중국이 국력을 총동원해 반도체 자립을 이뤄낸다면 경쟁 구도는 바뀔 것이다. 한국이 이를 간과한다면 '반도체 1위 수출국'이라는 영예는 과거의 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반도체는 국정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민간 기업의 경쟁력만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R&D 투자, 인력 양성, 소재·장비 국산화 등은 민관의 전략적 공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처럼 반도체 인재 부족을 방치하고, 규제 완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로는 중국에 따라잡힌다.

중국은 10년 후를 보면서 달리고 있다. 그들의 방식이 투명하거나 정당하지 않다 하더라도, 속도와 의지는 분명하다. 첨단기술 분야 전반에서 '굴기'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는 세계 패권을 겨냥한 구조적 도약이다. 이런 중국에 한국이 맞설 수 있는 해법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반도체 전략이다. 반도체 회생은 정권이 아닌 국가의 책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반도체에서만큼은 여야도, 진보와 보수도 없다. 정권 교체기를 앞둔 지금, 정치권은 이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반도체를 살리고 지키는 일을 최우선 임무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진짜 리더십이며, 국민이 정치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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