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세론 유지할 경우 단일화 압력 약화 반대로 대세론 약화되면 단일화 압력 강해져 DJP연합 공동정부 단일화 가능성 살아 있어 이재명 당선시 패배책임론 제기 불가피 6·3 조기대선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이준석(사진)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대선 사례로 볼 때 이준석 후보에게 놓인 길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1997년 공동정부론을 매개로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 자민련의 김종필 후보의 길, 같은 대선에서 독자완주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패배에 일조했던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길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세에 아무런 영향이 없어 단일화 압력이 약해 독자완주했던 2007년 대선의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길이 있다.
보수 빅텐트의 2차 데드라인인 25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단일화 관련 작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 보수진영이 단일화를 마쳐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각자의 길을 택한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참여했던 안철수 의원은 "보수 단일화 마지노선은 (사전 투표 전날인) 28일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준석 후보가 완주한다면 최대 변수는 이재명 후보의 대세론 유지 여부다. 이재명 후보가 대세론을 유지하고 특히 과반 득표율을 확보한다면,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패배가 확정적이어서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서 자유로워진다. 당연히 패배책임론에서도 벗어난다. 2007년 이회창과 문국현 후보의 길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가 대세론을 유지하지 못해 접전 가능성이 생길 경우 단일화 압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 이준석 후보에게 놓인 선택지는 1997년 대선 당시 단일화에 응했던 자민련 김종필 후보의 길과 보수의 분열로 이회창 후보의 패배와 김대중 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인제 후보의 길이다.
현재까지 이준석 후보의 위치는 이인제의 길이 될 가능성, 이회창이나 문국현의 길이 될 가능성 모두 살아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이인제 후보의 사례처럼 보수 분열로 이재명 후보의 승리에 기여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로 압박하고 있다. 1997년 대선에서 이인제 후보가 완주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가 40.27%를 득표해 38.74%를 득표한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득표율 차이는 불과 1.53%포인트다. 이인제 후보는 19.20%를 받아 보수 진영 패배의 책임을 뒤집어 썼다. 대신 이인제 후보는 새정치국민회의의 환영을 받으며 합당해 일약 차기 유력 대선 주자가 됐다. 이준석 후보도 선거 막판 이재명 후보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일찌감치 이재명 후보와의 연대에도 선을 그은 바 있다.
비슷한 사례는 가까운 선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완주하면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아깝게 패배했다.
만일 현재 이준석 후보가 최고조로 오른 몸값을 활용하기 위해 단일화를 선택한다면 완전히 다른 길이 펼쳐진다. DJP 연합을 택한 김종필 총재의 길이다. 김 총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자신이 국무총리로 지명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함께 내각을 구성하는 공동정부를 운영하기로 약속받으면서 후보에서 사퇴하고 단일화에 성공했다. 김문수 후보가 최근 40대 총리론을 언급하는 것도 이준석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김 후보를 겨냥해 "이번 선거판에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캐스팅 보터는 2030 세대와 중도 표심이고 이들을 어떻게 지지로 연결해 낼 것인가가 관건"이라며 "그 답은 여전히 한덕수 전 총리, 이준석 후보와의 연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와 꾸준히 선을 긋고 있다. 장외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해 독자완주에 힘을 싣기도 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 또한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면서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받지 않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이날 건강 보험 적자를 최소화해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만들 공약으로 과다 의료이용 기준을 3배로 강화하는 내용 발표했다. 외래진료 120일을 초과하는 환자들에게 90% 본인 부담률을 부과해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과잉 이용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서현역 앞 광장에서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개혁신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