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 경영지원본부장
한때 '1만 시간 법칙'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 '어떤 분야든 1만 시간만 투자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공식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연구들은 단순히 시간을 많이 쓰는 것보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리학자 아투로 허낸데즈도 "그냥 많이 연습하는 것보다 제대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개인의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회사의 직원 교육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직원 교육을 단순히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 정도로 생각한다. 물론 교육과 훈련은 중요하지만, 진정한 인재 개발은 이를 넘어 개인의 능력 향상, 기업의 성과 창출, 지속 가능한 배움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도 배운 것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기회와 배움을 장려하는 조직문화가 없다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경제가 불안정한 지금, 많은 기업들이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 부서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사 부서가 '돈을 쓰는 부서'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부서'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직원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결국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대목은 인재 개발이 단순한 비용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단순히 직무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의 관리자들은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인재 육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곧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보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기를 잘 극복한 회사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런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신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위기는 기회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 직원에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전략적 인사관리는 인사가 전략을 지원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삼성은 "인사가 전략을 선도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인재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조직역량을 구축하고 예측하지 못한 경쟁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기술과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고, 이는 이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위기 속에서 '안전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기존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안전 관리와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실시했고, 그 결과 국내 원전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이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조직문화를 안전 중심으로 변화시킨 사례로 손꼽힌다.

국토부 산하 국토정보 전문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를 맞아 인적 개발을 통해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경영 효율화로 인해 인적 개발에 투자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업무 이해도가 높은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 AI·IT·소프트웨어 융·복합 인재로 양성하는'실무역량강화과정'(부트캠프)는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추진하는 '미래 내일 일 경험 사업'은 경영 위기로 인해 신규 채용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인력 확보의 기회를 제공하고 청년들에게는 다양한 직무 경험을 통해 실무역량을 높이고 취업 준비의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예산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전략적인 인재 개발이 회사의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을 이끌 수 있다.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기업은 위기 때 더 큰 타격을 입지만, 사람에 투자하는 기업은 더 탄력적으로 회복한다. 위기의 시대에 기업의 생존과 성장은 결국 사람의 역량에 달려 있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라는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긴축 경영이 필요한 지금일수록, 사람에 대한 투자는 더욱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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