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상생위원회에는 점주들과 본사 직원, 외부 전문가 등 참여 백 대표도 필요하면 현장에 직접 나와 점주들 목소리 들어 방송활동 중단 선언… 300억 규모 가맹점 상생지원책 발표
백종원 대표가 가맹점주와 소통하고 있다. 더본코리아 제공
지난해 11월 상장 이후 반년만에 위기를 맞은 더본코리아의 백종원(사진) 대표가 사재까지 털어 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로 했다.
21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가맹점주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달 중 상생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방송 활동을 중단한 채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백 대표는 상생위원회 운영을 위해 개인 재산도 일부 출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점주의 수익 개선과 고객 만족을 위해 점주 주도의 자발적인 협의체 구성을 적극 권장하고, 다수의 협의체와 본사 간의 상시 소통 창구로 상생위원회를 활용하겠단 방침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월부터 회사와 백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이어지자 가맹점주의 수익 개선 등을 위해 최근 브랜드별 간담회를 열고 점주들과 접촉해 왔다. 불경기 속 외식업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25개 더본코리아 산하 외식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비교적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가맹점 수익이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양일간 진행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점주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상시적 소통 채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백 대표는 "저희는 점주님들한테 '어떻게 지원해 드릴까요'가 주된 질문이었는데, 오히려 점주님들 사이에서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것 좀 개선합시다'라고 하면서 개선 사항을 좀 더 많이 말씀해주고 계신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브랜드 대상으로 소규모 간담회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진행해 현장에서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들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생위원회에는 점주들과 본사 직원,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백 대표도 필요하면 현장에 직접 나와 점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단발성 대화로는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상생위원회를 통해 단순히 의견을 수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문제점을 찾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그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지 못했다"며 "마음 같아선 모든 점주를 만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상생위원회를 통해 개별 점주와 간담회를 갖거나 점주협의체를 적극적으로 만나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점주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든 그것을 점주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보다는, 점주에게 필요한 게 뭔지 미리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며 "한 분의 점주도 두고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4일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회사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송 활동 중단 선언 닷새만인 지난 9일에는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300억원 지원 계획은 대부분 마케팅과 점주 지원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백 대표는 최근 미디어 간담회에서 "점주님들도 당장 단순 지원보다는 '고객이 한번이라도 더 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에 동의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브랜드별 지원에 대해서는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그는 "단순히 가맹점 수에 비례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각 브랜드의 특성과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으로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이는 규모가 작고, 가맹점 수가 적은 브랜드일수록 더욱 세심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디시인사이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갤러리'에는 지난 3월부터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파헤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는 인증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주로 백 대표가 출연한 방송 영상 등에서 찾은 위법 소지를 증거 자료로 삼아 관할 기관에 조치해달라는 식이다.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지난해 11월 6일 공모가(3만4000원) 대비 51.2% 오른 5만1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약세로 돌아서 지난 2월 3만원 밑으로 주가가 하락했고, 현재 2만원대까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