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 분쟁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에 빠진 가운데, 국내 제조업의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000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국내 제조업의 핵심인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의 전기전자 업종의 수출 의존도는 76.7%, 이 중 미·중 비중만 37.5%로 이번 미중 무역전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경우 제조업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이 기간 1위서 2위로 내려간 반면, 중국은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내부 기반이 약한 국내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제조업 GDP의 해외 수요 의존도는 58.4%로 2000년(52.7%)보다 5.7%포인트(p) 높아졌다. 해외 수요가 우리 제조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별 수요 의존도는 미국(13.7%)이 가장 높았고 중국(10.8%)과 일본(2.6%)이 뒤를 이었다. 다만 2000년에 비해 미국 수요 의존도는 1.1%p 하락한 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6%p 급등하면서 두 배 이상 커져 차이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24.5%로 주요 제조업 경쟁국(일본 17.5%, 독일 15.8%)보다 높았다. 미·중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양국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다른 경쟁국보다 우리 제조업 생산에 더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우려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만 따져도 일본(8.7%), 독일(6.9%)은 한자릿수에 머물러 한국과 차이를 보였다. 제품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장비 업종'의 GDP가 2023년 76.7%의 해외 수요 의존도를 보여 2000년(68.2%) 대비 8.5%p 상승했다.

2023년 전기장비 업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37.5%로 주요국 중 대만(53.1%) 다음으로 높았다. 전기장비 업종에는 반도체 외 디스플레이, 컴퓨터, 전기차 배터리 등이 속한다.

미국, 중국, 일본은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가 더 높았다. 미국(75.9%)과 중국(70.1%) 제조업 GDP의 자국 내 수요 의존도는 70%를 넘었고 일본(59.4%)도 절반 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2023년 우리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은 4838억달러로 2000년(1612억달러)에 비해 3배로 확대됐다. 세계 순위도 8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2000년 세계 제조업 GDP 1위(27.1%)를 차지했던 미국은 2023년 2위(17.0%)로 하락했다. 중국은 2000년 4위(6.3%)에서 세계 1위(27.1%) 국가로 올라섰다. 일본은 동기간 2위(16.2%)에서 3위(6.1%)로 하락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 한국경영자총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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