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15만개 증가 그쳐
20·40대 최대폭 감소세 이어져
미 관세 영향땐 더 큰 타격 우려



지난해 4분기 임금을 받는 일자리 증가 폭이 역대 최저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내수 부진에 건설업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영향이다. 20대 청년층 일자리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앞으로 미국발(發)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 건설업 포함 제조업 부진이 보다 심화되고, 신규 채용 감소로 청년층 일자리 감소세도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는 2090만2000개로, 1년 전보다 15만3000개 늘었다. 증가 폭만 보면 분기별 통계가 집계된 2018년 이래 가장 적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 불황과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건설업 일자리가 10만9000개 줄었다. 부동산도 9000개, 정보통신 6000개 등으로 감소했다. 반면보건·사회복지(14만개), 협회·개인 서비스(2만9000개), 사업·임대(2만6000개) 등은 일자리가 늘었다.

제조업 일자리도 전년보다 9000개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2만1000개)대비 축소됐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24만8000개 늘어나며 전체 일자리 증가를 견인했다.

하지만, 20대 이하는 14만8000개 줄며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20대의 경우 지난 2022년 4분기(-3만6000개) 이후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1만7000개 감소했다. 도·소매업도 2만1000개, 정보통신업 2만개 등으로 줄었다.

또 40대 일자리도 전년 분기대비 8만 4000개 감소하며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30대(6만7000개)와 50대(7만개)는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건설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20대는 경기 부진 요인과 기업들의 경력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 40대는 인구 요인 등으로 일자리 감소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체 일자리 중 1년 전과 동일한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509만6000개(72.2%)로 집계됐다.

퇴직·이직으로 대체된 일자리는 336만2000개(16.1%), 신규 일자리는 244만4000개(11.7%) 각각 기록했다. 사업 축소 등으로 사라진 일자리는 229만2000개였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일자리 지표는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으로 그에 따른 영향이 적용되지 않았다.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 침체에 미국 관세 영향마저 겹치면 건설업 포함 제조업 전반의 일자리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규 채용 감소로 20대 등 청년층 일자리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주택 건설이 위축되고, 공사 물량도 줄다보니 건설업 고용난이 더 심화되고 있다"며 "우리는 제조업 일자리 창출 여력이 큰데 경기 침체에 미국 등 통상 여건까지 악화되면 기업이 채용을 줄이게 돼 20대 청년층 고용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원승일기자 w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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