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KG모빌리티(이하 KGM) 등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롯데렌탈 등 렌터카 업체까지 기업형 사업자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이 중고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중고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더불어 회사의 기존 사업과의 연계로 선순환 구조를 갖추기 위함이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도 기업형 사업자들이 늘어나며 소비자들의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도 상승해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기대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1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신차 등록대수는 총 163만5520대, 중고차 판매대수는 242만7615대로 나타났다. 신차 대비 중고차 시장 규모는 1.5배로 미국·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이 2배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는 작다. 다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지녔다고 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 등 기업형 사업자들의 증가로 주요 해외 시장처럼 신차 시장의 2배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신차 판매부터 소비자가 중고차를 회사에 판매하고 다시 신차를 구매하는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는 고객이 신차 계약 후 타던 차량을 자사 인증중고차에 판매 시 신차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트레이드-인 구매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GM도 이 같은 내용의 구매혜택을 제공하는 중이다.
이에 더해 완성차 업체는 고객이 타던 차량을 회사가 직접 사들여 중고차 가격 방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며, 소비자의 차량 구매부터 전생애주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서도 긍정적이다.
렌터카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롯데렌탈은 최근 중고차 소매(B2C) 사업 브랜드 'T카'를 공개하며 본격 일반 소비자 대상 중고차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SK렌터카는 중고차 소매 판매를 직접하진 않지만 오는 7월에 충남 천안에 딜러 대상 중고차 경매장을 처음 개장하며 중고차 사업에 대한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렌터카 업체들이 중고차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렌터카 서비스로 운행한 차량을 처분할 다양한 경로를 뚫기 위해서다. 회사에서 직접 관리한 차량이기에 상태가 양호할 뿐 아니라, 법인차의 경우 짧은 운행 기간과 철저한 관리로 중고차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한다는 장점도 있다. 또 소매 판매 시 경매·수출보다 대당 수익이 더 남는다는 장점도 있다.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경매는 경기에 따라 차를 구입해 가는 상사들의 자금 상태가 많이 반영되기에 좋은 차도 시세보다 낮게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며 "소매 판매를 하면 시세에 맞게 판매해도 경매가보다는 높은 가격으로 팔리기에 그만큼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형 사업자들이 늘어나며 중고차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며 기존 중고차 업계도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진출로 전반적인 시장의 인식이 올라갔다. 또 기존 중고차 업계들도 새로운 진출자에 대응하기 위해 환불제도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며 생산적인 경쟁 활동을 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임주희기자 ju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