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커피 원가 120원' 발언과 대북 송금 의혹을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20원이라고 발언해 지금 굉장히 시끄럽다"며 "지금도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생각하냐"고 공세를 폈다.
이에 이 후보는 "말에는 맥락이라는 게 있다"며 "제가 이야기한 커피의 원재료 값은 2019년 봄 정도에는 120원가량이 맞다"고 답했다. 이어 "이는 인건비나 시설비 같은 것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며 "원료값이 이 정도 드니까 가게를 바꿔 지원해 줄 테니 새로 만들어서, 닭죽을 파는 것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영업을 하도록 지원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그 말을 떼내가지고 그렇게 왜곡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그러면 닭죽을 파는 사람들에 비해 커피를 (파는 사람들이) 굉장히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돼서 굉장히 분노를 많이 하고 있지 않나"라며 "그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경기지사 시절 계곡에서 불법영업을 하던 상인들을 설득했던 일을 언급하며 "5만원 주고 땀 뻘뻘 흘리며 (닭죽) 한 시간 고아서 팔아봤자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고발을 하겠다며 공발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이 후보는 '(자영업자가)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명백히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은 자영업자 가슴에 피멍들 이야기"라며 "그 말이 120원 원가인 커피를 비싸게 판다는 뜻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무고로 맞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는 이날 이 후보의 대북 송금 사건 의혹도 문제 삼았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지금 불법 대북 송금으로 재판을 받고 있지 않냐"고 했고 이 후보는 "억지 기소"라고 받아쳤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바로 밑에 있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 받았다"며 "도지사가 모르는 부지사 징역형이라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대북 사업 자체야 당연히 알지만 민간 업자가 저를 위해서 100억원의 돈을 북한에 몰래 줬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저도 대북 사업을 해봤고 도지사를 해봤다"며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인데 어떻게 그렇게 딱 잡아뗄 수 있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캠프에서 정치자금 수천만원씩 받을 때 모른다고 무혐의를 받았지 않았느냐"고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측근들이 두 번이나 경기도 산하 기관에서 정치 자금을 불법 모금했는데 왜 몰랐나"라고 따졌다. 이 후보의 반격에 김 후보는 "우리는 그런 거 없다", "그거 하고는 전혀 다른 문제다"라고 선을 그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