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사업으로 美·日·中 등 9개국 15개 도시에 해외거점 보유 현지인력 중심으로 사업 운영… 국가별 특성 맞춘 발빠른 대응 강점 美법인 매출, 1년새 62% 오르며 930억… 日·인니서도 수익창출 단계
베스핀글로벌MEA 오피스 내 클라우드 운영 센터. 베스핀글로벌 제공
국내 클라우드 시장 확대의 선봉에 서서 디지털전환(DX)을 이끌어온 관리형서비스제공사(MSP)들이 최근 인공지능(AI) 흐름에 발 맞춰 변신을 꾀하고 있다. 클라우드 전환에 이어 AI전환(AX)에 있어서도 고객 맞춤형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비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통합 MSP를 향한 도약에 나선 곳이 있다.
국내 대표 AI·클라우드 MSP 중 하나인 베스핀글로벌은 현재 미국, 일본,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도 해외법인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AI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에 발굴해나가고 있다.
베스핀글로벌은 AI MSP로의 변신도 한발 빨랐다. 지난해 7월 AI MSP 사업 중심의 전략적 조직 개편을 단행한 후 AI와 클라우드의 융합을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강화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자사 AI 에이전트 플랫폼의 상품명이었던 '헬프나우(HelpNow)'를 브랜드로 격상하고 그에 맞춰 AI, 데이터, 클라우드, 보안, 교육 등 전 영역의 제품군을 통합·재구성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베스핀글로벌MEA 오피스. 베스핀글로벌 제공
◇로마 가면 로마법 따라야= 전략적인 사업구조 혁신과 수익 다각화 노력의 결과로 베스핀글로벌 한국법인은 2024년 조정 EBITDA(상각·주식보상 전 영업이익)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AI MSP로서 입지를 다진 회사는 이제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AI 시장도 바라본다.
베스핀글로벌은 이미 클라우드 사업으로 9개국 15개 도시에 해외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단순 제휴나 수출의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각국 현지 시장에 뿌리내린 MSP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특징이다.
베스핀글로벌은 국내에서 쌓아온 기술 역량과 고객 사례를 바탕으로 현지화 확장 전략을 추진한다. 각국 시장 공략에는 기본적으로 현지 인력을 중심으로 승부하는 것도 특징이다. 법인장을 비롯해 운영 인력 대부분을 현지 인력으로 구성한다. 이로써 각 지역 시장 특성을 파악하고 해당 시장의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같은 맥락에서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도 현지 고객 수요에 맞춰 접근과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동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아마존웹서비스(AWS), 동남아에선 AWS와 구글클라우드, 중국의 경우 자국 클라우드 등 각 지역에 따라 고객이 선호하는 CSP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양한 CSP들과 진행해온 파트너십과 협업이 이런 전략을 뒷받침한다.
김써니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현지 인력 중심으로 시장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고객 니즈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이해하는 게 베스핀글로벌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라 밝혔다.
베스핀글로벌의 일본 합작사인 지젠의 임직원들이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어워드에서 '2025년 올해의 데이터 및 분석 파트너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베스핀글로벌 제공
◇글로벌 공략도 맞춤형으로= 베스핀글로벌은 국가별로 시장 전략도 맞춤형으로 가져간다. 먼저, 글로벌 IT 트렌드를 선도하는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답게 요구사항도 다양하다. 미국의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시장은 대규모 메이저 MSP와 소규모의 로컬 MSP가 대다수를 구성한다.
이에 2021년 설립된 베스핀글로벌 미국법인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현지 중견 규모 고객들을 주로 겨냥한다. 다양한 요구사항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현재 인텔, 시저스엔터테인먼트, 애드본커머스, 나일라스 등을 주요 고객으로 보유했다. 기존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업 확대 및 신규 고객 유치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시장은 한국보다 규모가 크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요소가 남아있는 곳이다. 이를 개선하려는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DX가 한창이다. 베스핀글로벌은 구글클라우드와 함께 현지 사업자를 앞세워 이런 새로운 기회를 공략 중이다. 회사가 2021년 일본 IT기업 '서버웍스'와 세운 현지 합작 법인 '지젠(G-gen)'은 지난해 현지 MSP '탑게이트(Topgate)'도 인수하며 일본 내 최상위 구글클라우드 전문 MSP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지젠은 구글클라우드 파트너상 3년 연속 수상도 이뤘다.
중동 시장의 경우 2019년 현지법인 베스핀글로벌 중동·아프리카(MEA)를 세우고 일찍이 공략에 나섰다. 2023년에는 UAE 디지털서비스 선도기업 이앤엔터프라이즈(e&Enterprise)와 손잡고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이런 파트너십 바탕으로 현지 공공부문 및 대규모 기업 고객 등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지법인도 약 200명 규모로 한국법인 다음으로 커졌다.
이밖에 베스핀글로벌은 동남아 시장에서도 증가하는 신기술 및 클라우드 수요를 중심으로 고객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동남아에선 이커머스, 핀테크, 플랫폼, 블록체인 분야 현지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김 대표는 "산업 구조와 기술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하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경우 방대한 시장 규모를 감안해 남부·중서부 등 지역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 설명했다.
베스핀글로벌은 최근 자사 전 제품군을 '헬프나우' 브랜드로 전면 통합했다. 베스핀글로벌 제공
◇글로벌 AX 파트너 목표= 베스핀글로벌이 개척해온 글로벌 시장에선 점차 성과가 싹트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가파르게 성장 중인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930억원으로 전년(약 573억원) 대비 62% 급증했다. 일본 합작사 지젠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사업도 수익 창출 단계에 접어들었다. 베스핀글로벌은 글로벌 사업 확장이 매출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AI 바람은 회사의 이런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급증하는 AI 도입 수요에 대응하면서 수익을 확대해나갈 뿐 아니라 AI로 기존 사업의 효율화도 꾀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출시를 앞둔 AI기반 클라우드 운영관리 자동화 솔루션 '헬프나우 오토MSP'를 각 해외법인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현지 고객과 함께 운영 효율을 검증하고 클라우드 운영 관리 생산성을 크게 높인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전역에서 AI 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MSP의 역할도 진화하고 있다"면서 "베스핀글로벌은 글로벌 고객의 AX를 실현하는 파트너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