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여부 안 밝히는 尹, "尹에 일임" 미루는 국힘
김용태 비대위원장도 "尹이 판단할 부분"

공식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지 닷새가 넘었는데 국민의힘은 '콩가루' 집안 모습이다. 전통적 지지지역인 대구경북(TK)에서도 김문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50%선 밑으로 내려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여부가 당을 진흙탕으로 몰아가는 가운데 당내 경선에 나섰던 주요 후보들은 내부 총질을 하거나 김 후보 선거 지원을 방관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16일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를 매듭짓지 못했다. 중도층 공략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에서 분출했지만, 윤 전 대통령과 김문수 후보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서로에게 결정을 미루는듯한 모습이다.

전날 김용태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자진 탈당 권유'를 받은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은) 본인의 거취 문제도 시기와 방법을 따져 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거리 유세를 마친 뒤 '김 비대위원장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논의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김 후보 측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는 윤 전 대통령에게 일임하겠다는 게 김 후보의 확고한 뜻"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김 후보가 직접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거나 강제로 당에서 내보내는 등의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를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윤 전 대통령은 김 비대위원장의 요구와 관계 없이 '김 후보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 후보 측은 재차 '윤 전 대통령 뜻에 따르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후보가 '핑퐁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조차까지 나온다.

좀처럼 매듭지어지지 않는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이견만 분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위적 탈당이나 강제 탈당은 또 다른 당내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그 부분은 윤 전 대통령께서 스스로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과 선거를 위해 (도움이 되는) 그러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지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지금은 우리의 리더로서, 선출된 후보로서 김문수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며 강제 출당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대위에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변론을 맡았던 석동현 변호사가 합류한 데 이어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짙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복당한 상태다.

이날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13~15일, 만 18세 이상 1004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6.4%)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51%를 기록하며 김 후보(29%)와 20%포인트(p) 이상 격차를 보였다.

대구·경북(TK)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4%,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8%의 지지도를 얻었다. 보수의 심장부로 불리는 TK에서 50% 지지도가 무너진 것이다.

김 후보 비서실장을 맡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대구·경북에서 투표율 80%·득표율 80%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이번 대선이 상당히 여러 가지 면에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지지자들의 결집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6일 충북 청주시 올리브영 청주타운 앞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16 [공동취재·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6일 충북 청주시 올리브영 청주타운 앞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16 [공동취재·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선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