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성과보수 보상체계가 잘못됐다고 지적, 손실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존속기간과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일치시키고 있는지, 성과보수 조정·환수를 규정·운영하고 있는지 중점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금감원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금융회사 153개사를 대상으로 성과보수체계 현황을 점검한 결과, 71.2%인 109개사는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고려없이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최소한도인 3년으로 획일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성과보수체계 점검에 따르면 2023년까지 성과에 대해 2024년 초 보수위위원회에서 결정해 새로 발생한 성과보수 총액은 1조645억원으로 2022년(1조1677억원) 대비 8.8% 감소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금융투자 권역이 6603억원으로 가장 많고 은행 1591억원, 보험 1426억원, 여신전문회사 59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금융회사 임직원의 1인당 평균 성과보수는 1억3900만원이다. 임직원별로는 대표이사 3억8000만원, 기타 임원 2억원, 금융투자업무담당자 9000만원 순이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성과보수가 장기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40% 이상을 3년 이상 이연 지급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도 발견됐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금감원은 "투자존속기간이 이연기간을 웃도는 경우 장기적으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이연지급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연지급 기간중 담당업무와 관련해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를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하고, 성과보수 지급의 기준이 되는 재무제표가 오류나 부정으로 정정되는 경우 이미 지급된 성과보수는 조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금융회사 내규상 조정·환수 가능사유와 절차 등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고 실제 환수사례도 지난해 기준 9000만원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어서 금융회사 임직원의 단기성과와 과도한 위험추구와 위법행위 등이 견제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주주총회는 이사보수 총액의 한도만 결의하고 개인별 지급액은 이사회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사들이 자신의 보수를 스스로 결정하는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전반적 주주통제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일부 금융회사는 찬성률이 98%에 달하는 등 보수위원회가 다소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 통제가 의무시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성과평가 방식이 특정 지표에 편중돼 장기성과가 고르게 평가되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성과보수체계를 불합리하게 운영할 경우 단기성과 주의에 매몰돼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고, 전체적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부정적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융권 검사시 부동산 PF 등의 업무에 대해 투자존속기간과 성과보수 이연기간을 일치시키고 있는지, 지급시점의 성과변동과 손실발생 등을 고려해 성과보수에 대한 조정·환수 절차를 규정하고, 운영하고 있는지를 중점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경영진이 성과보수체계에 대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해서 손실이 발생하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면서 "금융회사들이 대체로 지배구조법을 형식적으로 지키고 있는데 원래 취지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향후 관련 리스크 요인이나 중요한 사항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부분은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현황 및 대응 계획도 밝혔다. 금감원은 2023년 하반기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해외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국내 금융회사들의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분기 단위로 점검을 이어오고 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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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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