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오피스 매매 시장에 오랜만에 '대어'가 등장한다. 내년 펀드 만기를 앞둔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 빌딩이 그 주인공이다. 준공 50년이 머지 않은 오피스 빌딩임에도 몸값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19년 서울스퀘어를 매입한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인 ARA코리아자산운용이 최근 부동산 자문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매각 의사를 알렸다. 지난 2019년 ARA코리아자산운용이 NH투자증권과 함께 이 자산을 인수할 때 가격은 3.3㎡당 2460만원, 총 9882억8040만원 수준이었다. NH투자증권은 인수 후 4100억원가량의 수익증권 전량을 셀다운(재매각) 했다.
서울스퀘어는1977년 옛 대우그룹 사옥인 대우센터빌딩으로 지어졌다.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된 후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지하2층, 지상 23층으로 연면적 13만2806㎡규모다.
서울역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도심 중심 입지에 지하2층~지상 23층의 연면적 13만2806㎡규모다. 서울스퀘어를 보유 중인 '에이알에이코리아 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 투자신탁 제1호'는 내년 2월 말 만기다. 현재 예상 매각 가격은 3.3㎡당 3000만원, 총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노후 건물이지만 리모델링 공사 이후 국내 최고 수준의 친환경 인증을 얻은 것이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소구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서울스퀘어는 국내 리모델링 빌딩 최초로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미국 친환경건물인증 최고 등급인 LEED 플래티넘(Platinum)을 획득했다.
LEED 플래티넘을 받은 건물은 미국 애플 본사, 윌리스타워, 영국 더 크리스탈, 대만 타이페이101, 중국 상하이타워, 독일 지멘스 본사 등이 있고, 국내에는 서울시청 신청사, 잠실 롯데월드타워,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네이버 데이터센터 등이 해당 등급을 인정받았다.
서울스퀘어는 LEED 인증을 얻기 위해 건물의 냉난방 시스템과 조명을 개선하고, 자재 등을 친환경 소재로 바꿨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동급의 다른 건물 대비 39%나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친환경적 업무환경을 중요시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임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됐다.
실제로 서울스퀘어에는 다수의 유럽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입주해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의 서울 본사와 주한 독일·포르투갈·덴마크대사관,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등이 장기 임차 중이다.
외국계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맞추기 위해 친환경 건축 인증 건물이 최근 5년새 연평균 30% 수준으로 늘고 있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 분석에 따르면, 국내 녹색건축인증(G-SEED) 건물은 2020년 4290건에서 2024년 6923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LEED 인증 건물은 149건에서 237건으로 늘어났다.
앞으로는 친환경 인증 여부가 자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은 "건축물에 대한 탄소 배출 규제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투자자와 입주자 모두가 지속 가능한 건물을 선호한다"면서 "건물이 친환경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자산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친환경 건물 인증을 위한 리모델링 비용은 건물 소유주가 내고 혜택은 분산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유인이 크지 않지만, 이제는 단순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여겨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