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법원장 특검법' 등을 단독 상정하고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청문회를 강행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세력의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인 쿠데타"라며 반발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이재강 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대표발의한 '조희대 대법원장 사법 남용 진상규명 특검법'을 민주당·조국혁신당 의결로 법안심사제1소위로 회부했다. 해당 법안은 '발의 이후 20일' 숙려 기간을 채우지 못했는데, 위원 단독 과반인 민주당 측은 '국회법상 불가피한 사유'로 보고 표결을 거쳐 곧바로 상정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선후보의 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사건을 접수한 지 34일 만, 전원합의체 회부 9일 만에 유죄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되자 '대법원의 대선 개입'이라고 규정해왔다. 특검법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 대선 개입, 대법관 등에 부당 압력 행사, 증거인멸, 12·3 계엄 개입 등 9가지 혐의를 수사대상으로 명시했다.

특별검사 후보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 1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을 경우 이 중 연장자가 임명된 것으로 간주한다. 민주당·혁신당은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배 이상인 30명(김용민 안)이나 7배를 넘는 100명(장경태 안)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1소위 회부를 강행했다.

민주당 등은 대법원 판결에 불복해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게 하는 사실상 '4심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회부했다. 오후 중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 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도 밀어붙였다.

이들은 지난 7일 조 원장과 대법관 11명을 증인 채택했으나, 대법원 측은 특정 판결과 관련된 법관이 출석할 수 없다며 불출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시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까지 적용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로 회부했다. 아울러 이날 허위사실공표죄 구성 요건 중 '행위'를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 강행했다. 허위사실공표 행위를 다투는 재판 자체를 멈출 수 있어 '이재명 면소(免訴)법'이란 비판을 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법안 상정·통과 의결마다 표결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전에 '원내대표 주재 법사위 긴급회의'를 열어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피고인에게 흠집냈단 이유로 대법관들에게 망신주기 보복하는 건 엽기적인 인격살인"이라며 "삼권분립을 삼권장악으로 바꾸고 말겠다는 이재명식 독재정치"라고 했다.

또 "조 원장과 대법관들께도 당부드린다. 절대로 굴복하지 마시라"라며 "국민의힘은 청문회에 들어가 사법부를 거대야당 발밑에 두려하는 이재명 세력의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인 쿠데타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차라리 신성불갈침 존재인 이재명의 모든 행위는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을 만들라"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으로 "이재명 민주당이 '동네깡패'처럼 통과시키고 있는 이재명 재판중단과 처벌근거 삭제법"이라며 "이 악법들이 시행되면 대한민국 국민은 '이재명과 이재명 아닌 나머지 모든 사람들'로 나뉘게 된다. 모든 국민은 더 이상 법 앞에 평등하지 않게 된다"면서 '위헌'으로 단언했다.한 전 대표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헌법재판관 공석을 이재명 추종자들로 채워넣을테니 헌재가 철판깔고 악법들을 합헌으로 할 거라 절망하는 분들도 많다"면서도 "합리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명백한 사안에선 그러지 못한다"며 "이 악법을 합헌이라 할 재판관들은 '양아치짓' 한번 하고 남은 평생 이재명만 보고 살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른바 '대선 개입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읽은 뒤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른바 '대선 개입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읽은 뒤 들어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탄복을 입고 참석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quot;이재명 방탄복 등은 사법 피해자 프레임 쇼&quot;라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원조직법·공직선거법·헌법재판소 등을 심사하는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탄복을 입고 참석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이재명 방탄복 등은 사법 피해자 프레임 쇼"라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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