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로부터 구매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울트라'용 HBM3E(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계약 가격을 업계 예상보다 높게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엔비디아향 HBM3E 12단 제품은 기존 HBM3E 8단 대비 60% 이상 높은 평균판매단가(ASP)로 공급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선 12단 제품 단가가 8단 대비 30~40%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이보다 높은 단가로 공급 중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3E 12단 제품 단가가 8단에 비해 높을 것으로 예상하긴 했으나, 이 정도로 차이가 클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로부터 첫 번째 공급사 지위를 굳건히 한 상황에서 블랙웰 울트라 양산 시기도 당겨져 12단 제품 단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BM3E 12단은 기존 8단 대비 용량과 대역폭이 각각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 출시 시기를 올 상반기로 앞당길 계획인데, 이 제품에는 HBM3E 12단 8개가 탑재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HBM3E 12단을 양산 중인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당초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 출시 시기를 하반기로 계획했으나, 트럼프 미 정부의 중국 수출 규제로 출시 시기를 당기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매출의 13%를 차지한 중국 시장 비중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 신제품 출시 양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용 HBM3E 12단 제품 대부분을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마이크론도 지난달 엔비디아 HBM3E 12단 퀄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제품 양산은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울트라 출시를 당기기 위한 방법은 SK하이닉스 의존도를 높이는 것 외에는 없다.

SK하이닉스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3E 12단 생산라인을 대폭 증설하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3E 라인에서 12단이 차지한 비중은 10%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는 HBM3E 출하량의 50% 이상을 12단 제품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CES 2025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모형도.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 CES 2025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모형도. 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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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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