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불구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률 1%p 불확실성 걷히기 전 연준 금리인하 쉽지 않아 이코노미스트들 경제침체 가능성 큰폭 낮춰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15%포인트(p) 낮추기로 하면서 관세 영향의 불확성이 상당 부분 걷혔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기는 더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대중 관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관세 인상은 물가상승률을 약 1%p 더 올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 꺼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월스트리트(WSJ) 등 외신은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연준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관세가 현재 발표된 수준에 근접하더라도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이미 기대 측면에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4.25~4.5%로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관세 인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경제성장 둔화, 실업률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관세가 대폭 조정됐음에도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12일 7월 연준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관세협상 타결 이전 9일 40%에서 58%로 더 높여 잡았다.
WSJ은 UBS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인용, 인하된 관세율이 90일간 시행된다면 수입업체들이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될 관세가 약 35%로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합의로 미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회복하기 위해 관세 충격 요법을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일단 후퇴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중 협상에 앞서 지난주 타결된 영국과의 무역 협상을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가혹한 무역 전쟁을 완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WSJ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의 말을 전하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중국과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의 심각한 여파에 대한 우려로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 가능성을 45%로 높였지만, 이번 관세 인하로 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가 미국 경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높아서 결국 인하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심각한 피해를 피할 만큼 빨리 관세가 인하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미중 관세 협상의 타결은 예상밖이었지만,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트럼프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풀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20% 미만에서 35%로 낮췄다. 옥스퍼드는 올해 연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1%p 상향 조정한 1.3%로 제시했다.
옥스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라이언 스윗은 리서치 노트에서 "규제 완화, 재정 부양책, 그리고 정책 불확실성 감소로 내년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UBS는 중국 관세 인하가 올해 약 0.4%포인트의 추가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의 일부 영향과 경제심리 위축으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0.3% 감소한 바 있다.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티안치치는 무역 분쟁 완화 덕분에 미국 경제가 올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경제 침체 전망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팬테온 거시경제연구소(Pantheon Macroeconomics) 경제학자 새뮤얼 툼스도 향후 1년 동안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지난 달 예측한 3분의 1 정도에서 5분의 1 정도로 높였다. 이규화기자 david@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의료보건정책에 관한 브리핑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