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명동의 한 점포에 폐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명동의 한 점포에 폐점 세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246%였다.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19개국 중 18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이고, 비(非)OECD 국가로서는 유일하게 중국이 포함됐다. 한국의 처참한 '성장 성적표'는 벌써 네 분기,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소비·건설투자 등이 살아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계엄과 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내수는 더 위축됐고, 그 결과 분기별 성장률은 세계 최하위권이다. 여기에 하반기 미국 관세정책의 충격이 본격화되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1%를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내수는 활력을 잃은 지 오래이고, 기업 투자 심리는 냉각됐다. 반도체 수출 반등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한국 경제는 더 이상 '성장 엔진'이라 부를 만한 동력을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경제체질 개선보다는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 공약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여야는 앞다퉈 아동수당 지급 대상 확대, 근로소득공제 인상 등 재정지출 확대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런 공약들은 표면적으로는 취약계층 지원을 명분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면서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자충수다. 특히 현금 살포는 무책임하다 못해 위험하다. 포퓰리즘 공약은 결국 '경제 참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경제를 정말 살릴 생각이라면, 인기 없는 개혁을 정치가 책임지고 떠안아야할 것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최하위라는 점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위기의 경고음이다. 이러다간 구조적 장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퓰리즘 공약에 또 기대려 한다면 미래는 암울해질 수 밖에 없다. 정치권은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국민에게 인기 있는 정책이 아니라, 한국 경제를 되살릴 책임 있는 해법이다. 포퓰리즘 공약으론 경제를 살릴 수 없다. 감언이설이 아닌 냉철한 개혁이 절실하다. 정치권은 '인기'가 아니라 '책임'이 국가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뼈에 새겨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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