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최종 확정됐다. 한덕수 예비 후보로 최종 후보를 교체하려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힘 지도부의 시도는 당원들의 반발로 약 24시간만에 무위로 막을 내렸다. 지난 10~11일 국힘의 후보 단일화 추진 과정은 한 편의 '코미디'였다. 지도부와 의원들, 당원들이 분열돼 극심한 내홍 양상을 보였으며, 이를 지켜본 지지층 사이에선 "차라리 투표를 안하겠다"는 반응조차 나왔다.
국힘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없다며 한덕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김·한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자 지난 9일 밤부터 본격적인 후보 교체 절차를 진행, 10일 새벽 비대위와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 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의 입당과 후보 등록 안건을 전광석화식으로 처리했다. 이에 맞춰 한 후보는 오전 3시 30분께 국힘에 입당하며 책임당원이 됐으며,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단 1시간동안 후보 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한 후보가 단독으로 신청해 김 후보는 후보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지도부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후 11시께 당원 투표 결과를 확인한 결과 후보 교체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근소한 차이로 많이 나오면서 전날 비대위에서 통과된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다. 후보 교체를 주도한 권 위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국힘 대선후보 등록을 끝마침으로써 후보 단일화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당은 사분오열됐다.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은 페이스북에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한동훈), "두 X이 한밤중 후보 약탈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홍준표),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안철수),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나경원) 등의 글을 올렸다.
돌고 돌아 최종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앞에는 험로가 놓여져 있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찢어진 국힘을 단결시키고, 보수의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맞서야 한다. 당을 환골탈태시켜 분골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중도층은 물론 보수 지지층마저 떠날 것이다. 6·3 대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선거다. 이재명 후보가 역대 정치인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좌파적 어젠다를 앞세워 대통령직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국회를 장악한 거야(巨野)의 대표임에도 불구, 개인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 주력해온 이 후보는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민주주의 원칙인 삼권분립의 훼손마저 개의치 않은 모습이다. 진보라 부르기도 민망하다. 그런데도 국힘에선 개인의 자유와 자율, 자유시장경제 질서와 법치주의 등 보수의 가치 수호를 위해 행동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反) 이재명'만으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국힘 지지층은 김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남긴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재도약과 미래를 위해 보수를 결집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웰빙당'이라는 비판을 듣는 국힘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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