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정신을 시대 교훈으로"
작년 52건 사업 중 14건 신사업
올해 캄보디아서 의료봉사 전개
현장 경험 바탕으로 맞춤형 지원

장혜선 롯데삼동복지재단·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재단 제공
장혜선 롯데삼동복지재단·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롯데재단 제공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

소외계층 교육지원부터 장애인 스포츠·예술사업에 해외 의료봉사까지, 롯데재단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취임 이후 지원의 사각지대를 찾아 쉴 틈 없이 달려온 장혜선(56·사진) 롯데장학재단·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있다.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손녀인 장 이사장은 2023년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장학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돼, 현재 두 재단의 전반적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석달 뒤 취임 2주년(롯데삼동복지재단 기준)을 맞는 장 이사장을 서울 소공동 사무실에서 만나 재단이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에 진행한 52건의 사업 중 14건이 재단이 새로 시작한 사업일 정도로 장 이사장 취임 이후 재단은 새로운 시도에 거침이 없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이름을 붙인 사업이 부쩍 늘었고 특히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리더를 찾는 성격의 사업이 주를 이뤘다.

재단은 '신격호 롯데 청년기업가대상'을 통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청년 창업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신격호 샤롯데 문학상'을 통해 국내 작품을 알려 우리나라 문단의 활력소가 되고자 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자신의 꿈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학생들과 소외계층을 위해 신격호 글로벌 장학금의 수혜국가를 지난해 6개국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장 이사장은 "외할아버지이신 신격호 명예회장님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지금의 롯데를 일궈내신 분"이라며 "사업가로 성공하신 이후엔 본인처럼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직접 재단을 설립하셔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조건 없는 나눔을 실천하셨던 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저는 이런 할아버지의 기업가 정신과 나눔의 정신은 시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본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 할아버지의 이름을 붙이는 이유도 할아버지의 훌륭한 정신을 이 시대의 교훈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며, 앞으로도 재단은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이 따뜻한 교훈이 우리 사회 곳곳을 밝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재단이 주목하는 것은 소외계층 교육지원과 장애인 스포츠·예술 사업, 해외 의료봉사 등이다. 장 이사장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장 이사장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눔의 손길을 넓히고 있다"면서 "제가 재단 활동을 하면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가 바로 '나눔의 선순환'이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받은 한 사람이, 다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선순환을 통해 우리 사회가 따뜻해지고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기에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선순환에 함께할 수 있도록 사업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재단은 올해 '신격호 롯데 소외계층 온라인 과외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억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3월부터 시작해 내년 2월까지 진행하는 사업이다. 장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 소외계층 온라인 과외 지원 사업을 통해 울산 지역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1대 1 온라인 과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저소득층이 겪고 있는 교육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학습 기회의 평등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장애인 스포츠·예술 지원 사업도 확대한다. 지난달 '제1회 롯데배 전국 농아인야구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제2회 롯데 전국 시각장애인축구대회'를 연다.

장 이사장은 "작년에 시각장애인 축구대회를 후원하며 감동했다"면서 "공의 위치를 목소리 높여 알려주는 코치, 그 음성을 들으며 펜스에 부딪히면서까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기를 보면서 희망을 얻고, 나아가 장애인의 일을 남 일처럼 여기는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는 데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곳을 찾아다녔고, 이것이 전국농아인야구대회 개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오는 20일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2025 신격호 롯데 자선콘서트'를 열어 예술을 통한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 1부에서는 장애 예술가들이 무대를 채우고, 2부에서는 롯데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연이 펼쳐진다.

장 이사장은 "이번 콘서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무대로, 저희 재단에서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라며 "예술로 마음을 나누는 콘서트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재단은 올해 캄보디아 해외 의료봉사활동도 시작했다. 오는 6월 중 캄보디아 소아과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전개한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피아비 한캄사랑재단이 함께하기로 했다. 이 사업엔 약 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의료취약 지역인 캄보디아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진료, 응급 처치 등을 제공함으로써 건강 증진에 기 여하고 위생, 질병 예방 등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 캄보디아로 출장을 다녀오면서, 작은 알약 하나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저희가 흔히 구할 수 있는 해열제나 구충제, 항생제가 캄보디아 현지에선 고통 받는 환자들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 받고 있는 어린아이부터 성인, 노인 분들까지 의료 지원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도왔던 그 때의 경험이 저를 다시 캄보디아로 이끌었다"며 "귀국과 동시에 국내 의료진과 캄보디아 현지 관계자분들을 만나며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올해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숨가쁘게 달려오고 있는 장 이사장에겐 아무리 바빠도 어기지 않는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현장에 있을 것'이다. 지원을 하는 쪽과 지원을 받는 쪽이 '동상이몽' 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현장을 살펴야 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장 이사장은 "취임 후, 저는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했다"라며 "신격호 명예회장님도 항상 '현장 경영'을 강조하셨는데, 저 역시 사업이 진행되는 현장에 직접 가는 것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만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수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도 가능한 한 많은 현장을 찾아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려 노력하고 있다"라며 "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많은 분들께 공유해 공감대를 만들고, 이를 통해 그들도 '나눔의 선순환'으로 이끌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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